(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세제개편안의 의회 통과 기대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에서 5.8bp 상승한 2.381%에서 거래됐다. 이번주 10bp가 높아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5bp 오른 1.580%에서 움직였다. 한주간 8bp 상승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6.4bp 높은 2.893%를 나타냈다. 닷새간 8bp 올랐다.

채권가격은 수익률과 반비례한다.

국채가는 간밤부터 가파르게 하락한 추세를 이어갔다.

전일 국채가는 카탈루냐 사태에 따른 안전 자산 선호로 올랐다.

금리 전략가들은 전일 장 마감 후 미 상원이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안 의회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며 세수 감소 추정치가 앞으로 10년간 1조5천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국채발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제안이 실행되면 경제 성장률과 물가가 높아질 수 있어, 국채가 약세 요인이 된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선임 부대표는 "시장은 세제안에 대해서 매우 조금만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다"며 "이번 사건은 큰 놀라움으로 간주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채보다는 주택담보대출관련 증권(MBS) 시장이 현재 더 취약한 곳으로 파악됐다.

모닝스타의 에모리 징크 펀드 분석가는 "투자자들은 특히 주택담보대출 분야에 대해서 조심스러워한다"며 "이는 스프레드가 좁은 데다 향후 통화정책이 이 시장에 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징크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자산으로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에 더 변동성이 커지는 위험한 상황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무거운 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략가들은 하지만 전일 상원의 예산안 통과 전에는 제롬 파웰 현 연준 이사가 재닛 옐런 연준 의장 후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채가가 올랐다며 파웰은 다른 후보들보다 덜 매파적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후보인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나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는 파웰이나 엘런보다는 더 매파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CNBC가 월가의 펀드매니저, 전략가, 경제학자 등 4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45%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웰 이사를 선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는 23%,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는 17%의 지지를 받았다.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은 13%에 불과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옐런 의장을 연임시켜야 한다는 비율은 44%로 가장 높았다. 테일러 교수가 돼야 한다는 비율은 20%, 파웰 이사는 17%였다.

단지 4% 만이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차기 의장으로 꼽았다.

옐런 의장은 또 증시와 실업, 현재 연준의 출구전략 및 금융위기 등의 관리 능력 등을 물어본 9개 세부 항목 중 8개에서 제일 나은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테일러 교수는 물가 관리 측면에서 최고의 선택으로 꼽혔다.

미국의 지난 9월 기존주택판매가 허리케인 '하비' 타격을 받았던 휴스턴 지역의 반등으로 지난 두 달간의 감소에서 탈출했지만, 시장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0.7% 증가한 539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 집계치는 0.9% 감소한 530만 채였다.

전월에는 휴스턴 지역의 부진과 재고 부족으로 1년내 최저치로 감소한 바 있다.

9월 휴스턴 지역의 기존 주택판매는 4% 증가했다.

하지만 9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이는 2016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재고 부족이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기 시작하고 있는 증거로 인식됐다.

부동산업체 질로우의 스벤자 구델 수석 경제학자는 "매우 부진했던 달을 이기고 판매가 올라섰다"며 "이는 8월이 매우 저조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휴스턴 중개인협회의 신티 하먼은 8월 말에 완료됐던 일부 휴스턴 지역의 매매가 9월까지 연기됐다며 이것이 9월 수치를 좋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하먼은 "10월이야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ATTOM 데이터 솔루션의 다렌 블롬퀴스트 선임 부대표는 "이는 낮은 재고 문제가주택시장에서 계속 울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ATTOM에 따르면 휴스턴 지역의 집들은 8월에 시장 추정 가치의 96% 수준에서 팔렸다. 이는 2014년 1월 이후 가장 낮다. 이는 판매자들이 집을 팔 때 싸게 내놓기 시작했다는 점을 알려주는 것일 수 있다.

9월 기존 주택재고는 4.2개월 치를 나타냈다. 일 년 전에는 4.5개월이었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허리케인 영향은 매우 단기적이었지만 플로리다의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며 또 "주택착공이 천천히 느는 데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재건 때문에 건설인력들이 여기에 몰두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윤은 "이는 신규 주택 건설에 더 적은 인력이 일한다는 의미이고, 주택착공이 많이 증가하지 못하면 내년까지 재고 부족이 이어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패니매의 더그 던칸 수석 경제학자는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회의적이지만 재고 부족이 현재 판매 부진을 설명할 유일한 것이라며 "현재는 경기 확장기의 후반이고, 주택판매 부진은 하강기의 전에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연준 의장 관련 트럼프 발언이 보도된 가운데 횡보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소형 은행 규제 완화에 대해서 연설하고, 경제와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가 의장 후보로 테일러 교수, 파웰 이사, 옐런 의장을 지목했다고 폭스비즈니스가 보도했다.

이 경제매체는 이날 트럼프가 누가 의장이고 부의장인지 명확히 하지 않았지만, 파웰 이사와 테일러 교수를 함께 지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나는 여러 명을 만났고, 대부분은 사람들은 테일러와 파웰 둘로 명단이 줄었다고 말한다"며 "나는 또 내가 매우 많이 좋아하는 옐런을 만났다. 그래서 나는 세 명의 후보를 보고 있고, 두어 명 다른 사람들이 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파웰과 테일러에 관해서 더 질문을 받자 "그것은 내 생각이다. 나는 내 생각 속에 두어 개의 다른 것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나는 재능을 좋아하고, 그들은 둘 다 매우 재능있는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전략가들은 다음 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를 주목하면서 세제안과 연준 의장 인선에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

앰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로버트 신쉐 세계 전략가는 "시장은 세제안과 파웰과 테일러로 좁혀진 것처럼 보이는 연준 의장 인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2년물 국채금리를 이번 주기의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PGIM 픽스드 인컴의 마이클 콜린스 머니 매니저는 만일 세제안이 연방 재정적자를 확대한다면 재무부가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국채시장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미국의 연방 재정적자가 2017 회계연도에 역대 6번째로 큰 6천660억 달러로 확대됐다고 미 재무부가 발표했다. 또 2013년 이후로 가장 크다.

10년물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5bp 오른 0.45%에서 거래됐다. 같은 만기 스페인 국채는 카탈루냐 사태 불안으로 4bp 상승한 1.66%에서 움직였다.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를 상대로 분리독립 의사 포기를 압박하며 지난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각)까지로 최종시한을 제시했으나, 카탈루냐는 응답을 거부했다.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21일 특별 국무회의를 소집, 헌법 155조 발동과 카탈루냐 자치권 회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155조는 자치권 몰수 조항이다.

한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은 이날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장 직함으로 발표에 나서, 핵무기를 대상으로 한 협상을 안 벌일 것이며 미국은 북한의 핵 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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