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23~27일) 뉴욕 채권시장의 관심은 26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례 통화정책회의에 쏠릴 전망이다.

ECB가 앞서 시사한 대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테이퍼링 속도가 어떨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CB 회의를 앞두고 미국 국채 입찰이 잇달아 열리는 점이 금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미 국채금리는 장단기물이 모두 한 주만에 상승 반전하면서 크게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화면(6533번)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2.3857%로 지난 한 주 동안 10.79bp 올랐고, 30년물 금리는 2.8967%로 9.11bp 상승했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지난 7월 7일 이후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심리적 저항선 역할을 해온 2.40% 선에 다시 다가섰다.

통화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1.5681%로 전주보다 7.11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는 81.76p로 전주대비 3.68bp 확대됐다.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으로 비교적 매파적인 인물이 임명될 수 있다는 불안이 상존한 가운데 미 상원의 2018 회계연도 예산안 통과로 세제개편 현실화에 대한 기대가 퍼지면서 금리가 뛰어올랐다.

차기 연준 의장 관련 뉴스는 이번 주에도 계속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재닛 옐런 현 의장과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로 후보군을 압축했음을 시사했다.

이 중 가장 매파적으로 평가받는 테일러 교수의 임명 가능성이 커지면 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3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에 차기 연준 의장을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시장이 당장 대처해야 할 이벤트는 ECB의 테이퍼링 발표다.

매달 600억유로(약 80조2천억원)인 현재 자산매입 규모를 내년 1월부터 매달 200억~300억유로로 줄이되 기간은 9개월 더 연장한다는 게 최근 떠오른 유력 시나리오다.

ECB가 이보다 빠른 속도의 테이퍼링 계획을 내놓거나, 필요할 경우 자산매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을 삭제한다면 시장은 매파적인 결정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 재무부는 오는 24일부터 ECB 회의가 열리는 26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총 1천3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입찰에 부친다.

첫날은 2년물 260억달러어치를, 둘째날에는 5년물 340달러어치와 2년물 변동금리부(FRN) 국채 150억달러어치를 각각 입찰한다.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7년물 280억달러어치를 입찰한다.

포트폴리오 조정용 국채 매수세가 유입되는 월말이라는 시기적 요인이 입찰 수요를 불러모을 수도 있지만, ECB 회의에 대한 관망 분위기로 인해 입찰 수요가 저조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 중에서는 허리케인 영향을 받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27일)가 어떻게 나올지가 가장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3분기 GDP는 전분기대비 연율 환산 기준으로 2.7% 성장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분기 성장률 3.1%에 비해 낮지만 2%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

그 외 지표로는 10월 마킷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서비스업 PMI(예비치, 24일), 9월 내구재수주와 같은 달 신규주택판매(25일), 9월 상품수지와 같은 달 잠정주택판매(26일),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27일) 등이 발표된다.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오는 31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지난 21일부터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오는 26일 '기회와 포용적 성장'을 주제로 열리는 콘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할 예정이지만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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