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고공행진을 벌이던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침수 피해 등에 따른 손해율 상승으로 3분기에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메리츠화재는 초대형 점포와 사업가형 점포 등의 도입 효과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5% 감소한 2천2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중부권과 수도권에 집중된 호우로 차량 침수 피해를 보면서 손보사들의 손해율도 상승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등의 7월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0.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포인트 올랐으며 8월에도 79.9%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동기보다 2%포인트 이상, 일반손해율은 18%포인트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까지 7천36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3분기 실적을 더하면 1조 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사상 처음 '1조 원 클럽' 가입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침수 피해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장기 위험손해율, 일반손해율 등이 모두 큰 폭으로 상향하면서 전체 합산비율 역시 작년 동기보다 2.5%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라며 "4분기도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비용 약 500억 원 반영 등으로 부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11월부터 DB손해보험으로 사명이 바뀌는 동부화재의 3분기 당기순이익도 1천664억 원으로 8.4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3%포인트가량 상승하면서 실적이 줄었다.

현대해상의 경우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75% 감소한 1천217억 원에 그쳤다. 현대해상은 손해율 상승보다는 지난해 기저효과로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작년 9월 중국재보험 승소 관련 환입으로 일회성 이익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869억 원으로 주요 손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5.72% 늘었다. 투자부문에서 대출채권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변경에 따른 약 100억 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고 손해율도 양호했다.

특히 보험대리점(GA) 채널 기반으로 보장성 및 인보험 신계약을 꾸준히 늘린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본부 산하 221개 점포가 102개 초대형 점포로 통합했으며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GA 형식의 사업가형 점포도 도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사업가형 점포 운영으로 실적을 견인하는 것을 다른 손보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보험 채널의 근간인 자사 설계사를 GA로 변환시켜 운영하는 데에는 부담감이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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