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권가 IB의 주식 자본시장(ECM) 경쟁이 판도 변화를 앞두고 있다. 기존 강자들이 주춤한 사이 비상장기업과 대거 우선협상권을 따낸 증권사들의 약진이 예고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증권사들이 비상장기업과 우선협상권(맨데이트)을 따낸 건수에서 미래에셋대우가 눈에 띄게 약진했다.

미래에셋대우는 50건이 넘는 상장 자문·주관 맨데이트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로 꼽히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32건, 24건에 머물렀다.

올해 3분기까지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삼성증권도 47개에 달하는 상장 주관계약을 체결하면서 환골탈태를 예고한 상황이다.

지난 2014년 이후 수년간 국내 증권사 ECM 리그테이블에서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엎치락뒤치락하며 1, 2위를 독식해왔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대우가 3위권을 유지했으나 삼성증권은 자산관리(WM)나 리테일 부문의 명성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강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까지 8건의 상장을 주관하며 25%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6건을 주관하며 2위에 랭크됐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각각 3건, 1건을 선점하는 데 그쳤다.

3분기를 기점으로 분위기는 다소 바뀌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필두로 5건을 주관하며 7천500억원의 실적을 올렸고,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대우 만큼이나 삼성증권의 공세도 거세졌다. 삼성은 올해 초 새로운 팀을 꾸리고 주관계약 체결에 열을 올렸다. NH투자증권 등 경쟁사 6곳에서 인력을 영입해 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었다.

또한, 기업금융 고객관리를 전담하는 RM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주관계약을 잇따라 체결했고, 50여 건에 달하는 맨데이트를 따내는 등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모임' 등 시장의 관심이 높은 화장품 기업의 주관계약 체결도 앞두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호텔롯데에 이어 올해 폴라리스쉬핑, 한국남동발전 등의 대형 딜이 무산되며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유력 비상장사들의 ECM 주관 파트너로 낙점되며 올해 남은 기간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글로벌 딜 유치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당초 내부적으로 주요 리그테이블에서 3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했었고 현재 흐름은 양호한 상황"이라며 "다만 ECM 시장에서 NH와 한투의 네임밸류에 미치지 못한다는 한계는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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