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국민연금기금이 올해 600조 원을 넘어섰지만, 국내외 대체투자는 집행 부진으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민연금 대체투자 금액은 총 63조610억 원으로, 지난해 말 63조6천669억 원보다 6천59억 원가량 감소했다.

국내 대체투자는 954억 원, 해외 대체투자는 5천105억 원 줄었다. 해외 대체투자가 더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국민연금기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내와 해외 주식과 채권 자산이 모두 늘어났지만, 대체투자 자산만 감소했다.

지난해 말 558조 원이던 국민연금기금은 올해 7월 말 601조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600조 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 국내외 주식 자산은 37조9천539억 원 증가했고, 국내외 채권 자산은 5조4천963억 원 늘었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린다는 중장기 자산배분 등 '큰 그림'을 그려놓은 상황에서, 대체투자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산배분 실패로 수익률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2월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으로 국민연금의 대체투자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는 직접 물건 실사도 해야 하고 인력도 다른 투자에 비해 더 많이 필요한데, 기금본부 운용역 이탈이 실·팀장 등 해외·대체투자 베테랑 운용역 중심으로 이뤄져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2월까지 기금본부를 떠난 대체투자 인력은 14명으로 주식, 채권 등 다른 자산군보다 많다. 대체투자를 책임지던 전임 실장은 국내 대체투자의 1인자였다. 현재까지 해외 대체실장 자리는 공석이며 부동산 분야에서 탁월한 실적을 보이던 대체투자실 실물투자팀장도 최근에 사표를 냈다.

국내외 운용사들도 기금본부 찾기를 꺼리면서 국민연금이 자산운용사들을 통해 대체투자 정보를 찾기도 어려워졌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금본부 전주 이전으로 운용역 이탈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자산운용사가 전주에 다녀오면 하루가 다 지나 기금본부에 가기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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