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중립금리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립금리를 통해 새로 시작되는 인상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얼마나 오를지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중립금리는 물가 상승이나 하락 압력 없이 잠재적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일형 금융통화위원은 지난 19일 열린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25bp의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나타냈다.

금리 인상을 요구하는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2011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2.8%에서 3.0%로 상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통화정책 긴축 사이클의 시작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첫 번째 금리 인상 시점뿐만 아니라 금리 인상이 향후 몇 차례나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금통위원들이 중립금리를 두고 한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 8월 말 열린 금통위에서 "우리 경제의 실질중립금리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령화와 미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기업투자 부진과 가계저축 성향 증대, 글로벌 금융완화 기조의 스필오버(spillover) 영향 등으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과거에 비해 요구되는 적정 기준금리 수준이 낮아졌음을 시사한 셈이다.

앞서 영란은행(BOE)도 2015년 말 발간한 워킹 페이퍼에서 글로벌 중립금리가 1980년대 이후 450bp 하락했다며 이 중 400bp는 인구구조 변화와 투자부진, 저축 증대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중립금리 변화, 출처:영란은행 'Staff Working Paper No. 571 December 2015'>

미국의 중립금리 추정치도 향후 국내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예상하는 단서 중 하나다.

지난 9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들이 예상한 장기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은 2.75%로 종전(3.00%)보다 다소 낮아졌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실제로 FOMC 위원들의 장기금리 전망치까지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시장금리가 전망 금리 수준을 밑돌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실질 중립금리가 마이너스(-) 0.2에서 0.2% 사이에서 유지됐음을 고려할 때 한국 역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장기 물가상승률을 2%로 가정한다면 국내 명목 중립금리는 2%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연말까지 최소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 총재 임기 내 한 차례, 내년 2~3분기 중 또 한 차례의 인상 수준은 기본적으로 가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FOMC 점도표, 출처:FOMC, 비즈니스인사이더>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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