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신세계그룹이 최근 신세계조선호텔에서 면세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분할을 계기로 면세사업을 통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그룹내 면세사업이 신세계조선호텔과 신세계DF로 이원화돼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호텔업, 식음사업, 보세 판매업(면세사업) 중에서 면세사업을 분할해 신세계면세점글로벌(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분할방법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신세계면세점글로벌 주식 100%를 배정받는 물적분할이다. 주주총회 예정일은 다음 달 27일이며 분할 기일은 같은 달 30일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분할을 계기로 그룹 내 면세사업을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2년 9월 부산 시내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고 호텔신라 대표 재직 당시 면세사업 성장을 이끈 성영목 대표이사를 영입하면서 면세점업계에 진출했다. 2015년 2월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했다.

신세계DF는 2015년 12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소공동 신세계백화점)을 취득해 지난해 5월부터 영업을 시작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추가 취득(센트럴시티점)했다.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신세계그룹의 면세사업은 순항 중이다. 지난 7월 말 국내에서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시장점유율은 12.21%로 작년 말(7.83%) 대비 4.3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1위 사업자인 롯데그룹의 시장점유율은 48.66%에서 42.29%로 하락했다.

하지만 신세계조선호텔은 부산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을, 신세계DF는 서울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어 그룹의 면세사업이 이원화된 상태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 면세사업이 다소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받아왔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향후 신세계면세점글로벌이 신세계DF로 합병되거나 신세계DF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있다"며 "신세계그룹이 면세사업을 통합하면 규모 경제에 따른 구매원가율 하락, 공항과 시내면세점의 사업포트폴리오 구축, 경영효율성 제고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세계그룹의 면세사업 수익성이 개선돼야 면세사업 통합이 빛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면세사업 영업이익은 2012년 마이너스(-) 21억원, 2013년 26억원, 2014년 -207억원, 2015년 -367억원, 지난해 -159억원, 올 상반기 -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012년 -20.7%, 2013년 1.8%, 2014년 -8.7%, 2015년 -11.2%, 지난해 -3.0%, 올 상반기 -3.6%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면세점업계의 과열 경쟁,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으로 신세계그룹의 면세사업 수익성이 저하된 상태"라며 "수익성을 개선해야 면세사업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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