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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창현의 경제 마을 산책> 혁신성장에 거는 기대
    정지서 기자  |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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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10.23  14: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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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과 노동은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이다. 그런데 이 두 요소는 상호보완적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상호대체적이 되기도 한다. 생산설비 같은 자본 스톡이 늘어나면 이를 이용하여 생산활동을 하는 인력, 그리고 해당 설비를 관리하고 보수하는 인력 등이 필요해지면서 고용이 늘어난다. 이 경우 두 요소는 상호보완적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떤 이유로 임금이 갑자기 오르는 경우 노동투입을 줄이면서 자본을 통해 이를 보충하는 경우가 생긴다. 은행원 급여가 증가하면 지점에 배치되는 은행원 숫자가 줄어들고 이 대신에 현금자동지급기(ATM)나 지로용지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계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비싼 노동투입을 줄이고 자본투입을 늘리는 것이다. 물론 임금이 올라가면 현재 일하고 있는 인력에 손을 댈 수 없는 경우에 기존 인력은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되어 상황이 좋아질지 모르지만, 아직 고용이 안 된 상태에서 고용을 기다리고 있는 인력들은 신규고용축소에 따른 고용기회 감소를 경험한다. 명암이 교차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노동과 자본의 대체적 관계가 부각되고 있다. 노동의 가격이 비싸지면서 노동투입을 줄이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저임금인상이 예정된 상황에서 한계 자영업자들이 업체를 내놓으면서 자영업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들이 업소를 매물로 내놓은 후 적당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고용의 정체나 감소가 나타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야간에 무인점포로 운영되는 편의점이 등장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손님이 필요한 물건을 고른 후 직접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하도록 하는 무인점포가 확산하면 고용은 그만큼 줄어든다. 또한, 기계로 주문을 입력하도록 자동 주문기를 설치하는 점포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 경우 역시 고용은 줄어든다. 노동이 자본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최저임금인상제도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자체는 나름의 명분과 정당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의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한계이자 특징은 자영업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무급가족 종사자를 포함하여 약 700만 명에 이르는 우리 경제의 자영업자들은 도·소매, 음·식료, 숙박업, 운수업 같은 상대적 저부가가치 업종에 상당 부분 몰려있다. 그런데 이 중에서 근로자를 고용하여 영업하는 자영업자는 약 160만 명 정도이다. 문제는 최저임금인상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되는 업종과 업체가 자영업 분야라는 사실이다. 자영업자들은 사용자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갑' 보다는 '을' 에 가깝다. 이처럼 힘든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지게 되는 것이다. 경제 내에서 '을' 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 더욱 좋은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좋지만, 이 임금상승 부담을 부담하는 주체가 매우 상황이 열악한 또 하나의 '을' 이라는 점에서 얘기는 복잡해진다. '을' 을 위해 또 다른 을이 희생하는 구조는 아무리 봐도 문제가 있다. 생색은 정부가 내고 부담은 자영업자들이 담당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임금 인상 부담의 반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한다는 정책도 미덥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악용될 소지가 농후하다는 점, 그리고 지속 가능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문제이다. 나아가 국민 세금을 최저임금제 인상에 사용할 바에는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정부가 직접 근로자들에게 직접 소득보전을 해주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임금, 즉 노동의 가격이 오르면서 오히려 노동투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상당한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고용된 사람만 유리해지고 고용이 되지 않은 인력에는 기회가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 있다는 점도 큰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는 오히려 기업이 자본투입을 늘리도록 유도하여 노동이 더 필요해지도록 하는 것이 고용증대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혁신성장이고 이 어젠다 안에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다양한 유인체계가 포함될 필요가 있다. 법인세 인상 조치를 연기하거나 축소된 연구ㆍ개발(R&D) 세액공제 제도를 다시 늘리는 식의 접근도 고려되어야 한다. 수도권 규제 완화나 4차산업 혁명 관련 산업의 대폭적 규제 완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기업의 자본 스톡 증가는 신규고용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유인체계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유인체계를 특혜로 간주하는 것은 금물이다. 유인체계를 특혜로 보기 시작하면 기업 투자촉진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업들이 움직이도록 하려면 유인부합적 조치가 필요하다. 유인체계를 제공해 기업이 목표함수를 수정하도록 하여 고용이 자연히 증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만드는 일자리가 진정한 일자리이다. 세금으로 늘리는 일자리는 숫자에도 한계가 있고 노령화 시대에 국민의 세금부담이 증가한다는 점도 문제다.

    향후 발표될 혁신성장정책에 다양한 정책적 메뉴가 담기면서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이 해소되고 진정할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前 한국금융연구원장)

    js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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