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6일 어느 수준의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안을 발표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23일 ECB의 테이퍼링 방안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일으킨 테이퍼 텐트럼과 같은 사건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은 ECB가 한 달 600억 유로인 채권 매입 규모를 200억~300억 유로로 줄이되 기간은 2018년 9월이나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ECB의 채권 매입 잔액은 올해 말까지 2조3천억 유로에 달할 예정이다.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250억 유로 규모의 채권 매입이 9개월 더 이어질 것으로,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마감 시한 없이 300억 유로 매입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더 매파적인 의견도 있다. 네덜란드의 라보뱅크는 세 단계에 걸쳐서 200억 유로 규모로 매입을 줄이고, 2018년 하반기에 완전히 끝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른 유로화 반응도 초 관심사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기술적 분석가는 "특히 연준 주도의 달러 강세장의 지지를 받는다면 유로-달러 환율은 조정 직전일 수 있다"며 "유로화 약세는 시장이 비둘기적인 ECB를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즈의 찰리 디에벨 헤드는 "중앙은행들은 2013년 테이퍼 텐트럼을 걱정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워할 것 같다"며 "ECB가 무엇을 하든지 물가의 점진적인 상승을 막지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디에벨은 "현재 유로존 전 지역에서 회복의 징후가 있지만, ECB는 물가 상승세의 지속성에 대해서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알리안스번스타인의 다렌 윌리엄스 경제학자는 "ECB 테이퍼링은 연준의 자산 축소와 함께 진행돼, 채권 수익률의 상승을 초래할 것 같다"며 "하지만 압력은 현재까지 제한적이다"라고 진단했다.

윌리엄스는 "ECB는 시장의 테이퍼링 기대를 매우 잘 다뤄오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네덜란드 은행 ING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비둘기 시나리오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강세에 대해서 우려하고 성장 전망에 대해서 여전히 위험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채권 매입 규모를 400억 유로로 줄이고, 필요하면 2018년 하반기까지 매입 규모를 늘릴 수 있다고 발표한다.

이 경우 유로화는 1.16달러로 미끄러지고, 10년 만기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네덜란드 은행은 내다봤다.

◇ 기본 시나리오

ECB가 채권 매입을 250억 유로로 줄이고, 2018년 말까지 지속하는 것이다. 이는 유로화를 1.20달러로 오르게 하고 10년 분트 수익률을 5bp 상승하게 할 수 있다. 전체 QE 규모는 3천억 유로다.

◇ 매파 시나리오

ECB는 월간 채권 매입을 줄이면서도 내년 9월에 프로그램을 끝낼 것으로 발표한다. 이는 유로를 1.21달러로 오르게 하고, 10년 분트 수익률은 10bp 뛰게 할 수 있다. 전체 QE 규모는 2천250억 유로다.

◇ 더 매파 시나리오

ECB는 내년 6월에 채권 매입을 중단하고, 전체 QE 규모를 2천억 유로로 제한한다. 이 경우 유로는 1.23달러로, 10년 분트는 20bp 높아진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