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인선 관련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지난주 내림세에서 반등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에서 0.6bp 하락한 2.375%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2bp 내린 1.568%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3bp 낮은 2.890%를 나타냈다.

채권가격은 수익률과 반비례한다.

국채가는 카탈루냐 사태가 계속 봉합되지 않은 가운데 상승 출발했다.

지난 주말 국채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세제개편안의 의회 통과 기대로 내렸다.

금리 전략가들은 투자자들이 연준 의장의 차기 인선에 관한 뉴스와 이번 주 26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날 경제지표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세부 내용과 카탈루냐 사태에 관한 불확실성도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연방 재정적자가 2017 회계연도에 역대 6번째로 큰 6천660억 달러로 확대된 것으로 지난 주말 발표돼, 트럼프 세제안이 앞으로 10년간 초래할 1조5천억 달러의 세수감소에 대한 문제가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미 의회예산국(CBO)는 2018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4천870억 달러에 달하고, 베이비붐 세대 은퇴에 따른 비용증가로 2027년까지는 재정적자 규모가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말 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이 전날 실시한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데 힘입어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분리독립을 추진하다 자치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이 중앙정부의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오는 26일 내놓겠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지난 21일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소집한 긴급 국무회의에서 카탈루냐에 대한 헌법 155조 발동을 의결하고 카탈루냐를 당분간 직접 통치하겠다고 선언했다.

맥쿼리 그룹의 티에리 위즈먼 세계 외환 및 금리 전략가는 "스페인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지방을 통제한다면 공공 방송을 포함한 지역 자산과 경찰 공권력을 장악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머니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연준 위원들이 상대적으로 조용했는데 이번 주는 '블랙아웃' 기간 때문에 더 조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블랙아웃'은 연준 위원들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에 공개 석상에서 통화정책 발언을 하지 않는 기간이다.

이날 발표된 지난 9월 전미활동지수(NAI)가 반등했다.

시카고연방준비은행은 23일 9월 전미활동지수가 전월의 마이너스(-) 0.31에서 0.17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0'인 것은 미국 경제가 역사적인 성장 추세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이너스(-) 영역이면 평균 성장세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3개월 이동평균 전미활동지수는 전월 -0.16에서 변동하지 않았다.

4분야의 하부 지수 모두 전월대비 개선됐지만 세 분야만 순기여했다.

생산 관련 지수가 -0.33에서 0.10으로 올랐다.

고용지수는 0.01에서 0.06으로 강해졌다.

개인소비와 주택지수는 -0.11에서 -0.07로 상승했다.

판매, 수주, 재고 관련 지수는 0.06에서 0.07로 높아졌다.

한편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를 위해 16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하락 전환 속에 오전의 오름폭을 소폭 낮췄다.

뉴욕증시는 최근 최고치 경신 피로에다 유동성 탓에 배당이 줄어들 우려가 커진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주가가 4년반래 최저치로 떨어진 영향으로 고꾸라졌다.

전략가들은 연준 후보 중에서 아주 급진적인 인사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도 자신이 만든 테일러 준칙에 대해서 유연한 접근을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켄 연구소의 윌리엄 리 경제학자는 월가는 테일러에 대해서 잘 못됐다며 테일러는 자신의 준칙에 대해서 상당히 유연하고, 그의 (기준금리) 목표가 월가에서 떠드는 대로 3% 이상일 리 없다고 지적했다.

리 경제학자는 심지어 테일러는 물가가 낮다면 금리를 인상할 이유가 많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애론 콜리 전략가는 "우리는 매파 성향의 연준 의장이 가진 단기와 중기적 뜻을 안다"며 "하지만 우리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더 평탄해질 수익률 곡선과 만날 것이라는 점을 더 확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콜리는 또 "세계적으로 인구구조가 악화하고, 경기 확장기의 후반에 있는 등의 상황에서 미 경제를 이끌어야 할 책임을 누가 떠안든지 결국 연준 의장은 더 부드럽게 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크로싱 어드바이저는 "단기적으로 의장이 누가 되든지 문제가 안 된다"며 "연준은 앞으로 12개월간 세 번의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고, 2019년 빨라질 위험이 있지만, 내년에는 점진적인 자산 축소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다만 "2~4년 동안에 진정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테일러 교수가 된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금리 인상이 더 많이 될 것이고, 재닛 옐런이나 제롬 파웰이라면 중립금리 다 훨씬 더 낮아질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ECB 정책 결정에 따른 시장 반응을 계산했다.

이번 주 ECB는 양적완화(QE)의 하나인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한 달 규모를 기존 600억 유로에서 줄이지만, 기간을 더 연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덜란드 은행 ING는 "이상적으로 ECB는 금리와 유로화 변동을 제한하는 잡음 없는 테이퍼링 발표를 좋아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ING는 ECB가 내년부터 12개월 동안 현행 한 달 600억 유로인 채권매입 규모를 200억에서 250억 유로 사이로 줄일 것이라며 이 경우 유로화는 1.20달러로 오르고 10년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을 5bp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ING는 반면 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강세에 대해서 우려하고 성장 전망에 대해서 여전히 위험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채권매입을 400억 유로로 줄이면 유로화는 1.16달러로 미끄러지고, 10년 분트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ING는 ECB가 월간 채권매입을 줄이면서도 내년 9월에 프로그램을 끝낼 것으로 발표하면 유로가 1.21달러로 오르고, 10년 분트는 10bp 뛸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달리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은 250억 유로 규모의 채권매입이 9개월 더 이어질 것으로, 모건스탠리는 마감 시한 없이 300억 유로 매입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더 매파적인 의견도 있다. 네덜란드의 라보뱅크는 세 단계에 걸쳐서 200억 유로 규모로 매입을 줄이고, 2018년 하반기에 이를 완전히 끝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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