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각각 오버부킹과 미달을 내면서 서로 희비가 교차했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 대내외 이슈에 따른 파장 등이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을 갈랐다는 평가다.

2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익일 600억원 규모 1년 6개월 만기 회사채를 연 6.2% 금리로 발행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지난 17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고금리에도 30억원의 주문만을 확보하면서 미달을 기록했다. 결국, 남은 물량은 리테일용으로 증권사에 흡수됐고, 공모희망금리로 제시한 밴드의 상단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이와 달리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800억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천350억원의 기관투자를 확보했다.

이러한 결과는 두 회사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달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013년 이후 매년 영업이익이 꾸준히 상승해 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오른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다 지난해 일부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금융리스 부채 증가로 순차입금이 2015년부터 4조원을 웃도는 등 재무부담이 여전하다.

특히, 중국발 사드 보복에 따른 피해도 두 회사에 상반된 양상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경우 중국노선 매출감소는 내국인 아웃바운드 여객수요의 확대와 탄력적인 공급노선 조정으로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올해 사드 이슈로 중국노선 운송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0.6%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노선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운송실적이 증가하면서 전체여객 운송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아울러 3분기 성수기 효과와 4분기 추석 연휴, 국내 항공산업 공급능력 확충추세 등으로 항공여객 수요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상대적으로 중국노선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사드 이슈에 더욱 큰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또 사드 추가 배치 등으로 중국의 보복조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실적 둔화는 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LCC(저가항공사) 확대 등에 따른 치열해진 경쟁도 대한항공에 비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에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줬다.

그도 그럴 것이 아시아나항공의 주력노선이 아시아지역으로 LCC의 노선과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아시아노선 여객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66.5%로 대한항공의 51.7%에 비해서 크게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계열사 지원 부담도 기관투자자의 부담을 키웠다는 평가다. 금호타이어는 자율협약에 따라 투자 불확실성이 줄었다. 그러나 지주사인 금호홀딩스는 자체 현금창출력이 부족한 가운데 지난해 말 기준 9천300억원가량의 순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한신평은 이러한 금호홀딩스의 높은 재무부담은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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