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대우조선해양 거래가 재개될 경우 이를 담은 펀드에서 물량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이 코스피200 편입 종목에서 빠진 데 따라 패시브펀드는 보유 물량을 내다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낮은 시초가가 반영되면서 펀드 수익률도 낮아질 전망이다.

2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공모펀드가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약 20만주 가량이다. 거래가 정지될 때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90억원 규모다.

운용사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의 보유 규모가 가장 크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멀티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순이다.

대우조선해양 거래가 재개되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에서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도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이 코스피200 지수에서 빠진 데 따라 펀드 매니저는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해야 한다.

패시브펀드는 코스피200 종목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11일 코스피200 편입 종목에서 빠졌지만 거래가 정지돼 있어 패시브펀드가 제외할 기회가 없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물량 부담을 떠안고 있다. 채무 재조정안에 따라 회사채와 기업어음 7천750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된다. 주식 전환 가격은 1주당 4만350원으로, 주식 수로 치면 총 192만주에 달한다. 채무 재조정안은 이들 물량에 대해 록업(매매금지) 조항을 걸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 거래 재개는 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운용사들은 대우조선해양 거래가 중지되던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순자산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거래가 재개되면 운용사들은 낮은 주가를 수익률에 반영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거래정지 전 주가인 4만4천800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 될 확률이 높다. 증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시초가는 2만원 안팎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출자전환한 대우조선 주식을 주당 1원으로 사실상 전액 손실 처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한국거래소가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대우조선해양이 회계부정 혐의로 거래가 중지된 지 약 1년 3개월여 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재무상태가 개선돼 거래가 재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가 중단된 동안 대우조선해양은 7번의 자본구조 변경을 단행해 총 주식 수를 1억6천840만주 줄이고 자본금을 4조4천20억원 추가로 확보했다. 부채비율은 2015년 2천951%에서 올해 상반기 248%로 하락했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은 2015년 최악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후 꾸준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3분기 실적도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비치고 있으며 구조조정 효과가 재무구조뿐 아니라 실적에서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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