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SK증권의 매각이 공식화되면서 증권업계 합종연횡이 예고됐다. SK증권을 비롯해 여러 중소형 증권사가 M&A(인수·합병) 대상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성장성, 가격, 통합의 용이성 등 각 사마다 마케팅 포인트는 다른 것으로 평가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중소형 증권사는 SK증권과 최근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인수가 무산된 이베스트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거론됐다.

캐시카우가 될 수 있는 특화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SK증권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됐다. SK증권은 PE 사업부와 DCM(채권 인수 및 주관)의 강점이 부각됐다. 10년 넘게 쌓아온 노하우로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성장성 측면에서 돋보이는 증권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M&A 흥행에 있어 매출이나 이익의 절대 금액보다는 점유율이나 상승세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순영업수익 5개년 연평균 성장률은 9%에 달한다. 지난 2012년 600억원 대에 머무르던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1천200억원 수준으로 레벨업 했다. 업계에서는 이베스트의 꾸준한 이익 달성 능력과 강한 리서치 역량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인수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SK증권의 가격 매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SK그룹이 매각하는 SK증권의 지분 10%는 시가총액으로 55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 700~800억원에서 매각가가 형성될 전망이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이베스트 인수전에서 제시한 가격은 3천억원 수준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이 세 번째 매각 실패인 만큼 이보다 가격을 20% 정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시장에서 보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는 5천억원 미만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에 1조원 이상 투자해 시장에서 보는 예상 가격과 괴리가 상당히 벌어져 있다는 지적이 높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중소형사의 인수전이 우발채무에 발목 잡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발채무 문제에서 가장 자유롭지 못한 곳은 하이투자증권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대비 우발채무의 비중이 130%에 가까워 매물로 언급되는 증권사 중 가장 높다.

반면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인력 효율화 과정을 거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직된 고용구조와 비대한 지점 조직 등이 통합과정에서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한 하이투자증권과 지점 통폐합을 꾸준히 해 온 SK증권 등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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