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유럽중앙은행(ECB)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발표 이후의 비둘기파적 스탠스에 1,130원대로 올랐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5.90원 오른 1,130.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화가 종가기준으로 1,130원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 23일 1,130.20원 이후 4거래일 만이다.

달러화는 장초반 1,120원대 후반에 출발한 후 차츰 지지력을 보였다.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 부양기조는 지속하기로 하면서 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가 두드러져 달러화는 1,130원선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1,120원대 후반에서 저점 결제수요도 유입됐으나 1,130원대 초반에서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막히는 장세가 이어졌다.

◇30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25.00~1,13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말 장세로 들어서면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되고, 코스피 호조에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이어지는 수급 요인이 주목할 변수로 꼽혔다.

다만, 오는 31일부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만큼 달러 매수심리가 하단을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ECB 회의 결과 테이퍼링은 시작했지만 부양기조는 이어가는 도비시한 코멘트가 나오면서 유로 약세, 달러 강세가 나타났다"며 "1,130원대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있어 달러화가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호조 등으로 원화 강세기대가 나타나면서 1,130선을 뚫지 못했는데 이날은 ECB 여파로 유로, 엔화 등이 달러 강세를 반영하면서 달러화가 상승했다"며 "미 FOMC 경계와 월말 네고물량이 맞물려 당분간 1,130원선 중심의 좁은 레인지 장세로 본다"고 예상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을 반영해 전거래일 대비 3.90원 오른 1,128.50원에 출발했다.

장초반에는 미 달러 강세를 반영하면서 일부 은행권의 숏커버와 저점 결제수요가 달러화를 떠받쳤다.

ECB가 통화정책회의에서 매월 자산매입 규모를 600억 유로에서 300억 유로로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여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채권매입 정책은 조정이 가능하며 갑자기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며 물가상승률이 ECB 목표치인 2%에 근접하지 않는다면 부양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점도 비둘기파적 스탠스로 해석됐다.

이에 장초반 달러화는 역외 헤지펀드의 달러 매수세에 1,130원선으로 오른 후 상승폭을 유지했다.

엔-원 재정환율도 100엔당 990원대에 머무르면서 저점 인식이 나타났다.

하지만 월말 장세를 맞아 수출업체들도 네고물량을 활발히 내놓았다.

최근 1,120원대 흐름이 지속돼 온 만큼 1,130원대 고점 매도라는 인식이 강했다.

코스피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달러 매도에 한몫했다.

달러화는 이날 1,128.10원에 저점을, 1,131.90원에 고점을 나타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30.0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0억5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0.64% 오른 2,496.63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268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13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4.19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90.06원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27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9.82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9.42원, 고점은 169.89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92억4천100만위안이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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