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올해 말부터 주택대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대출 방식과 금리 수준에 관심이 쏠린다.

100% 비대면 대출에 따른 금융사고 가능성을 얼마나 줄이고 안정적인 대출 프로세스를 구축할지, 시중은행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있는 금리를 내놓을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주택대출에서 강력한 돈줄죄기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신용대출에서 짭짭한 재미를 본 인터넷은행들이 예상만큼 큰 흥행을 얻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12월께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소유권 이전 등기가 완료된 주택에 대한 대출로 모든 절차를 100% 비대면으로 구축한 게 핵심이다. 대출 신청자가 아파트의 등기권리증을 사진으로 촬영해 제출하면 이에 대한 심사를 거쳐 대출을 실행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담보물에 대한 근저당권이 설정된 전자등기를 활용해 관련 서류의 진위를 비대면으로 확인한다"며 "이미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막바지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카카오뱅크는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선보인다.

임대인의 동의 필요 없이 전세계약서만 사진으로 촬영해 제출하면 대출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필요한 전산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두 곳 모두 주택 구입시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출시 일정을 뒤로 미뤘다.

이달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후속 대책 발표가 예정된 만큼, 향후 시장 수요를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주택 매매 시 대출은 아직 소유권이 없는 주택에 적용되는 만큼 서류의 진위를 비대면으로 확인하기 위해 고도화된 기술일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시중은행들은 조만간 출시될 이들의 주택대출 상품이 어떻게 완전 비대면으로 처리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도 무방문 대출심사를 진행하는 사례가 있지만, 주택대출의 경우 최소 한 번은 대출자가 영업점을 방문해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주택대출의 경우 많게는 서너 번, 최소 한 번은 영업점을 방문해 필요한 서류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서류심사의 정확성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이 과정에서 발생할 대출 사기 위험은 없앨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금리 수준도 관심사다. 업계는 3~4% 수준에서 주택 대출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시중은행에 큰 차이를 두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비대면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한 만큼 대출 금리가 낮아야 하지만, 인터넷은행들도 조달비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부행장은 "당국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보이고 있는 데다, 아직 출시할 상품이 제한적이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며 "하지만 갈수록 상품 라인업이 강화되고 비대면 절차가 무리 없이 가동된다면 시중은행에 위협이 될 수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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