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국 주식시장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다. 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할 수 있을지 21일 새벽 5시30분(한국시간) 결정된다. 중국 A주가 이 지수에 편입되면 해외 유수의 기관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을 매입할 길이 열린다. 중국 주식이 세계 무대에 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중국은 최근 2~3년간 단계적으로 증시를 개방해왔다. 2014년 상하이 증시와 홍콩증시를 연결해(후강퉁) 외국인들의 투자를 일부 허용했고, 작년엔 선전 증시와 홍콩증시를 연계해(선강퉁) 증시 개방의 폭을 넓혔다.

그럼에도 대형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중국 증시를 사실상 외면해왔다. 시장의 불투명성과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중국 증시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다면, 글로벌 기관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어 중국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중국 증시가 반등한 데에도 MSCI 지수 편입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세 차례에 걸쳐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이번이 네 번째다. 과거보다 편입될 확률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MSCI가 제시한 요건을 만족시키려고 중국 당국이 많은 노력을 했고, MSCI도 편입기준을 완화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블랙록과 JP모건, 피델리티 등 대형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이제 중국이 MSCI 지수에 편입될 때가 됐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절차 문제가 아직 개선되지 않은 점과 파생상품 사전허가제가 계속되고 있는 점 등은 MSCI 지수 편입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 이번에도 괜히 김칫국만 먼저 마시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최근 불거진 안방보험 사태도 MSCI 편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 금융감독당국이 안방보험과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을 상대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하면서 금융권에 유동성 경색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서다. 안방보험의 상품 판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A주의 MSCI 지수 편입은 우리 증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 들어갈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 주식을 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상 최고치 경신행진을 하는 우리 증시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미국 증시의 상승세와 더불어 중국 증시까지 랠리를 펼친다면 증시 분위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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