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국제유가가 2년만에 배럴당 60달러를 넘은 가운데 원유 관련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5센트(0.5%) 상승한 54.1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 가격은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전거래일보다 46센트 오른 배럴당 60.90달러에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는 지난 16거래일간 9.5% 상승하며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유가가 오른 것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원유 수급을 안정화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지난 26일 밝힌 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주도하는 감산이 내년 말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불어 원유 수요의 52%를 차지하는 신흥국의 경제성장률 호조와 미국 경기회복 등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약 2년간 이어졌던 저유가의 종말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원유 가격이 상반기와 달리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 공급 증가세가 우려했던 것보다 둔화됐고, 국제에너지기구(IEA)의 OPEC 석유 수요 예측치 상향조정으로 투자심리도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신흥국 경제성장률 호조세 등으로 원유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내년에는 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간 맥을 추지 못했던 원유 관련 사업을 하는 에너지기업들에 투자하는 원자재(주식) 펀드 수익률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다.

원자재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마이너스(-) 0.46%로 집계됐다. 과거 유가가 높았던 3년, 5년 전과 비교하면 수익률은 각각 -7.78%, -33.09%로 더 떨어진다.

펀드 설정액도 감소세다. 최근 6개월 간 원자재(주식)펀드에서는 1천830억원이, 지난 한 달간은 184억원이 빠져나갔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원자재시장의 대표 상품가격이자 미국 달러 가치와 함께 원자재 투자심리를 결정하는 대표 거시지표"라며 "글로벌 석유시장은 느리지만 감산 동참국들이 수급 재균형으로 이동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원유 실물 수급이 점차 타이트해지고 있어 향후 에너지 기업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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