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내 증시에 삼성전자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발표와 미국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이벤트가 산적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벤트에 따라 증시의 방향성이 잡힐 때까지 당분간 실적이 호전된 종목 위주로 순환매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3분기 실적(확정치)과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반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밝히면서 적정 수준의 순현금을 65조~70조원으로 평가하며 초과분을 주주환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년마다 회사의 현금 수준을 점검하고 잉여현금흐름(FCF)의 30~50%를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이 기존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FCF의 30~50% 환원보다 범위가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주주환원 정책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의장 지명도 관심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아시아 순방을 떠나기 전 제롬 파월 연준 이사와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 중 한 명을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비둘기파와 매파로 나뉘면서 시장의 전망을 엇갈리게 한다.

현재는 파월이 유력하다는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쏠려 있다. 테일러 교수가 깜짝 임명된다면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며 신흥국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7일 아시아를 순방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여기에 한국과 중국 정상이 다음 달 11~12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관계 최대 난제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중 정상회담과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강세를 보이는 데도 달러-원 환율이 밋밋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드 문제 해결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위험 선호 현상 강화와 사드 문제 해결 기대감이 원화에 반영되고 있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다"고 진단했다.

다만 가파르게 오르던 코스피가 2,500선 부근에 안착하고 이벤트의 방향성이 확인될 때까지 코스피는 종목별 순환매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IT 중소형주 중심의 차익 시현과 건설, 화장품, 주선 등 낙폭 과대 주 중심의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연간 수익률 확정과 낙폭 과대 주 트레이닝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도 차익 시현 과정에 있어서 당분간 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예측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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