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증권가에 연말 연초에 걸쳐 '인사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교체됐고 금융투자협회장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데 이어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 수장 선임 작업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13개 증권사 수장이 임기가 끝났거나 올해 말과 내년 초에 걸쳐 임기가 만료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임기가 종료된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의 후임 선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기획재정부가 지분을 51% 이상 가진 IBK기업은행의 자회사로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한다.

공개적으로 모집하지는 않았으나 이미 지난 7월부터 50명 안팎의 증권업계 고위 인사들이 사장 자리를 놓고 뛰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현재 하마평에 오른 인물로는 임재택 전 아이엠투자증권 사장, 조한홍 전 미래에셋증권 기업RM부문 대표 등이다. 이 중 조한기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의 형인 조 전 대표가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다음 달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사장 선임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오는 12월에는 KB증권 윤경은, 전병조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1월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KB증권은 합병 전 KB투자증권 소속 전병조 사장과 현대증권의 윤경은 사장이 통합 후 그대로 각자 대표 체제를 맡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현재와 같은 '쌍두마차' 체제를 유지할지 관심거리다.

KB국민은행장에 부행장 중 가장 연배가 낮은 허인 영업그룹부행장을 임명하며 세대교체 의지를 내비친 윤 부회장이 증권 자회사에도 같은 조처를 할 확률도 있다.

내년 초 인사 폭은 더욱 크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임기가 내년 1월 끝나고, 2월에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임기가 종료된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 정해영 한양증권 사장, 홍원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 박정하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사장은 내년 3월 임기를 마친다.

이에 따라 이들 증권사는 현 수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하거나 새로운 수장을 맞을 준비를 하는 데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오너 체계인 증권사는 오너의 의지에 따라 사장 인사가 진행된다.

오너 체계가 아닌 증권사는 수장 선임 과정에서 외풍이나 외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 정권의 입김으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증권사 수장은 실적과 관계없이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내년 2월 임기가 종료된다. 금융 유관기관 중에서 낙하산이 아닌 회원사들이 직접 수장을 뽑은 곳은 금융투자협회가 유일하다. 황 회장은 2015년 초 증권사 등 회원사들의 투표에서 50.69%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경쟁 후보들을 제치고 선임됐다.

증권업계에서는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 수장 교체에 앞서 거래소는 정찬우 전 이사장이 사임하면서 교체가 진행됐다. 전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정지원 차기 이사장은 오는 2일 취임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증권사 사장들 임기가 내년 초에 만료되는 데다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에 인사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전 정권과 인연이 있는 일부 증권사 사장은 후임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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