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최근 투자자들의 단기물 선호로 신용카드의 조달 만기가 짧아지고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카드채 발행 만기가 짧아지면 향후 금리 인상 시기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 압박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카드사의 조달이 단기물에 집중되는 현상이 강화됐다.

지난 5월 이후 지난주까지 국내 7개 전업계 카드사들은 총 2조1천억원 가량의 카드채를 발행했다. 이중 만기 2년 이하 단기 채권의 비중은 약 1조원으로 46%를 차지했다.

지난 4월에는 총 1조4천억원 발행 중 만기 2년 이하 물량이 2천억원 남짓, 3월에는 1조700억원 중 2천800억원 가량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단기물 집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셈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발행 만기 단기화는 향후 금리가 상승 추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금리가 레벨을 낮추면서 가격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5월 초 1.73% 선까지 올랐다가 이후 꾸준히 반락해 6월 초에는 연준 저점 부근인 1.6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금리 인상은 물론 자산 축소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한국은행도 통화긴축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우선 단기물에 투자하고 향후 가격 메리트가 생기면 장기물 투자로 옮기려는 경향이 커진 것 같다"며 "3년 이상 장기물의 경우 발행이 되더라도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발행되는 현상이 회사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첫 금융분야 정책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내놓은 점도 장기물 카드채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상반기 카드채 등의 발행이 많았던 만큼 수요처들의 포지션도 가볍지 않은 것 같다"며 "수수료율 인하로 장기적으로 카드사 경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점도 장기물 매수는 꺼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카드사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금리 상승에 대응 만기를 장기화할 필요가 있지만, 대비가 여의치 않다.

단기 발행 비중이 늘어나면 향후 차환 시기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당국 규제 강화와 경쟁 격화로 업권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조달비용 증가는 수익성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발행 상황은 단기로만 수요가 몰리는 등 여건이 좋지 못하다"며 "앞으로도 중장기적으로 금리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큰 만큼 장기물 수요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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