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여의도 점심시간의 풍경이 눈에 띄게 바뀌었다. 빌딩에 둘러싸인 삭막한 증권가로 대변되던 여의도에 핫플레이스가 속속 등장하며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SK증권 지하 식당가 '디스트릭트y'에는 점심마다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룬다. 주유별장, 파워플랜트 등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맛집은 물론, 카페 진정성, 곤트란쉐리에 등 '팬시함'으로 무장한 카페도 입점했다. 식객촌과 테라스원에 입점한 식당들도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여의도 직장인들을 사로잡았다.

각종 맛집과 카페가 들어서며 이전과는 달리 직장 근처에서 모임을 하는 증권맨들도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독특한 인테리어로 인기몰이 중인 한 카페의 일평균 매출액은 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알뜰한 여의도 증권맨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위로해주던 '맛집' 구내식당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많이 줄었다고 한다.

신한금융투자 본사 건물 13층에 있는 구내식당은 여의도 증권맨들 사이 저렴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인기였다. 건물에 입주한 회사 직원은 물론 외부인에게까지 개방돼 주변 증권사는 물론 근처 회계법인 직원들도 많이 애용했다.

그러나 1층 로비에 보안 강화를 위해 스피드 게이트가 설치되면서 외부인들의 출입이 통제되자 점심시간의 풍경은 눈에 띄게 바뀌었다.

증권업계 업황이 악화하며 실속파 여의도 증권맨들에게 저렴하게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구내식당은 한줄기 오아시스와도 같았다. 여의도 주요 구내식당의 가격은 5천~6천원 대이다. 입주사 직원은 4천원 대에 식권을 사는 것이 가능해 외부인들에게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각각 23층, 13층에 위치해 전망이 좋다는 이유에서 선호도가 높았다. 두 구내식당 모두 아워홈이 운영하고 있는데, 신한금투에서는 메뉴가 세 가지지만 하나금투에서는 선택지가 두 가지다.

신한금투의 경우 양쪽에 유수의 증권사가 즐비한 증권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더 좋았다. 이런 탓에 신한금투 구내식당은 여의도에 있는 여러 곳 중에서도 단연 외부인들의 이용이 많았다. 모 회계법인의 경우 신입 회계사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며 점심을 신한금투 구내식당에서 제공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신한금투 직원들은 11시 반 조금 전부터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해 12시 이후에는 외부인들이 주로 이용했다"며 "전망이 좋은 창가 자리를 차지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한산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건물 한 층 전체가 식당인 매우 큰 규모여서 이용하기가 편리했고 아침 시간에는 라면을 끓여주기도 해 자주 이용했었다"며 "이제 구내식당에 가기 어려워져 아쉬운 맘이 크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황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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