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춤 추듯 대기업 개혁 하지 않는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집단의 공익재단 실태조사를 이달 내에 착수해 내년 상반기에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5대그룹 정책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그룹의 공익재단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규모, 수익의 발생, 수익 발생으로 어떤 공익사업을 하는지 실질적으로 들여다보겠다"며 "정확한 실태파악 이후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달에 실태조사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정도가 되면 구체적인 프로세스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익재단이 문제가 있다면 부당지원이나 사익편취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신설된 기업집단국이 나서 제도개선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서두르지 않고 기업들의 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배구조 변화라는 것은 하나의 선언적 기준이 있을 수 없다"며 "각 그룹마다 사정이 다른 상황에서 정부가 선언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따르는 것은 실패의 첫걸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대기업 개혁성과가 미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기업 개혁이 새 정부 출범 6개월 내 하지 않으면 실패라는 지적도 있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칼춤을 추듯이 하는 기업개혁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오늘 만난 기업인들이 저에게 변화에 필요한 시간을 달라고 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며 "기업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달라는 게 저의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신설된 기업집단국은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재단의 운영실태를 전수조사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공익재단이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의결권 제한 등의 제도 개선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주회사의 경우 배당수익을 기본으로 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브랜드 로열티, 컨설팅 수수료, 심지어 건물 임대료 등의 수입이 크다"며 "이러한 수익구조가 지주회사제도 도입의 취지에 부합하는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문제는 없는지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공정위 윤리준칙의 취지를 전달하고 공정위와 국민이 모두 신뢰를 회복하는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과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주문했다.

노사정관계에서도 5대 그룹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김 위원장은 당부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현대자동차 정진행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최근 인사가 있었던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으로 내정된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참석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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