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현재 글로벌 경제에 디폴트가 이상하리만큼 적게 나타나고 있고, 이는 나중의 위기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카르멘 레인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1일(현지시간)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자본 유출이 일어나면 1~3년의 지연 기간 뒤 디폴트를 내는 나라가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지난 2011년 두 변수가 고점을 기록한 뒤에도 디폴트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잃어버린 디폴트'라고 칭하면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세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세계은행 통계가 중국 자본에 대한 디폴트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원자재 시장 호황기에 원자재 생산 국가에 많은 자금을 빌려줬는데 이 자금은 세계은행 통계에서 빠진 상태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이미 디폴트거나 체납 상태라는 주장이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그렇다며 국제 신용평가사 기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가 여전히 빚을 갚고 있지만 중국 자금에 대해서는 체납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인하트 교수는 디폴트에 취약한 신흥시장이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내성을 길렀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의 주장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인정했다.

신흥시장이 호황이 왔다고 이에 편승해 재정 지출을 지나치게 늘리지 않았고, 거품 억제 정책을 펼쳐서 디폴트를 사전에 방지했을 가능성이다.

레인하트 교수는 또 국제적인 저금리가 잃어버린 디폴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상승과 자금 회수 사이클이 도래했지만 금리가 여전히 낮아 디폴트가 많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레인하트 교수는 이 모든 설명에도 불구하고 디폴트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축적돼 있을 수 있다며 이 위험이 추가 금리 인상과 함께 터져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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