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승진자 전원 50대로 세대교체 본격화

핵심사업 성장에 기여한 인물 발탁해 성과주의 인사 실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2일 단행된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의 특징은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핵심사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50대 '젊은' 사장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워 세대교체를 통해 과감한 경영쇄신을 단행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다. 각 사업부에서 이미 차곡차곡 성과를 쌓아온 임원들이 승진하면서 '파격'보다 '안정'이 돋보였다.

◇사장 승진자 평균나이 55.9세…부문장도 모두 50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7명의 사장 승진자는 모두 50대로 채워졌다.

지난달 21일 단행된 부문장 인사에서도 60대 부문장이 모두 물러나고 50대의 젊은 경영진이 포진하게 됐다. 부문장 평균 나이는 57세로, 전임 부문장 평균 63.3세와 비교하면 6.3세나 젊어졌다.

사장 승진자의 평균 나이는 55.9세로 가장 젊은 사람은 시스템LSI 사업부장인 강인엽 사장으로 1963년생(54세)이다.

이런 세대교체는 지난달 13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퇴진을 선언하면서 예고됐었다.

그는 당시 퇴진을 선언하면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 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젊은 후배 경영진이 주도하는 경영쇄신을 주문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T 산업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젊은 피'들로 하여금 한 차원 높은 도전과 혁신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면서 원로 경영진(권오현 회장, 윤부근·신종균 부회장)은 경영자문과 후진양성을 지원하게 됐다.

원로경영진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회장단에 올라 조직의 안정감 있는 경영쇄신을 후방에서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부문 사장 승진 4명으로 최대…'성과주의' 인사

이번 7명의 사장 승진자 가운데 절반 이상인 4명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왔다.

반도체 부문에서 한꺼번에 4명의 승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시작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마다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영업이익의 70%가량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반도체 매출만 19조9천100억원, 영업이익은 9조9천6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률이 50%를 넘어섰다.

각 사업부의 부사장인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장이 모두 사장에 올랐다.

DS부문 경영지원실 기획팀장 황득규 부사장은 중국삼성 사장에 선임됐다.

진교영 사장은 D램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평가된다.

1997년 입사한 그는 2004년 세계 최초로 80나노 공정개발을 이끌었고, 이어 60/30/20나노 D램 상품화를 성공시키며 2011년에는 삼성펠로우로 선정됐다.

진 사장은 최근 18나노 D램 개발에 성공해 세계 최초로 10나노대 D램을 개발해 메모리 '초격차' 기술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강인엽 사장은 모뎀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이다.

CDMA 모뎀 칩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에서 CDMA/GSM/GPS 용 모뎀 등 3G와 4G 관련 칩 개발에 참여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모뎀개발실장과 SoC(시스템온칩) 개발실장을 역임해 SoC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의 사업역량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정은승 사장은 파운드리 TD 팀장과 시스템LSI 제조센터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개발과 제조를 두루 경험했다. 공정 기술력과 제조 운영 노하우가 풍부하고, 글로벌 고객과의 소통 역량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황득규 사장은 사업 안목과 대내외 네트워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기획팀장 재임시설 반도체 중국 시안 단지 구축에 기여하는 등 중국 이해도가 높고 대외 협력 노하우가 풍부해 중국삼성 사장에 임명됐다.

◇미국서 휴대폰·TV·생활가전 1위 이끈 팀 백스터 북미총괄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북미시장에서 크게 약진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팀 백스터 북미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팀 백스터 북미총괄 사장은 AT&T와 소니를 거쳐 지난 2006년 삼성전자 미국판매법인에 입사한 영업 마케팅 전문가이다.

IT·전자 업계 최고 격전지인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CE)과 모바일 판매를 12년째 이끌고 있다.

그는 입사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고, 2011년에는 북미시장에서 'TV 판매 월간 100만대' 기록을 쓰고 이듬해 외국인 임직원 최초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는 삼성전자 북미 사업을 책임지는 북미총괄 자리에 오르며 승진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다.

백스터 사장은 삼성전자가 북미 TV 시장에서 10년째 1위를 달리게 한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이다. 생활가전과 휴대폰 부문 시장 점유율 역시 1위에 올려놓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갤럭시 S8이 사상 최대 선주문량을 기록하며 북미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시장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했다. 작년 9월 북미시장 럭셔리가전 데이코 인수에 참여했고, 올 6월 발표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생활가전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당국과 조율하는 역할도 맡았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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