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전자계열사 협의·시너지 위한 사업지원TF 설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전자계열사 간의 업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미니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일 삼성그룹의 전자계열사 간 업무 협의와 시너지를 끌어내기 위한 조직을 설치하고 정현호 사장을 사업지원T/F장 사장에 임명했다.

연초 미래전략실이 해체될 당시 한성대 김상조(현 공정거래위원장) 교수도 "그룹이 존재하는 한 컨트롤타워 기능은 필수불가결하다"면서 "컨트롤타워를 숨기지 말고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미전실처럼 그룹 전체가 아니고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사업적으로 매우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 중심으로 업무 효율과 시너지를 위한 조정 기구"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스마트폰 사업만 하더라도 삼성전자가 세트를 맡고 있고, 삼성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삼성전기는 기판을 공급하는 등 세 계열사의 업무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사별로 사업을 진행하면 투자가 중복될 가능성이 있고, 협업이 필요한 프로젝트를 따로 진행하다 보면 비효율이 생길 수 있는 구조다. 더욱이 IT·전자산업은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따라 빨리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서 각 계열사 사장 사이에 동의가 이뤄졌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덧붙였다.

삼성전자도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이번 사장단 인사에도 포함했다. 그러나 아직 조직의 형태나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2월 말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전실 해체 이후 컨트롤타워 조직의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됐던 상황에서, 새로운 조직의 책임자로 과거 미전실 핵심인사가 중용되면서 안팎으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사업지원T/F장을 맡은 정현호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전실에서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을 맡았다. 그는 미전실이 해체될 당시 '최순실 사태'에 대한 책임문제 등으로 팀장들이 일괄적으로 사퇴하면서 함께 물러난 바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인사가 가장 중요한 조직으로 통한다. 정현호 사장은 내외부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 미전실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미전실 해체와 동시에 팀장 전원이 사퇴했는데 유일하게 복귀한 걸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신임이 큰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정현호 사장은 지난 1995년 하버드대 MBA 과정에서 당시 유학 중이던 이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내에 전자계열사 간의 컨트롤타워를 만들기로 하면서 생명, 화재, 물산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 사이에 비슷한 조직이 설립될지도 주목된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