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한국거래소가 지난 3월 의욕적으로 선보인 손실제한 상장지수증권(ETN)이 맥을 못추고 있다.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장된 상품 중 절반가량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코스피 콜 2018년 9월 만기 ETN 1호와 2호는 지난 9월 21일 상장된 이후 각각 6주와 5주 거래되는 데에 그쳤다. 상품 가격은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증권사에서 상장한 2018년 3월 만기 콜 ETN 상품도 이달 들어 16주밖에 거래되지 않았다.

다른 증권사 상품이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다.

삼성증권의 2018년 3월 만기 콜 스프레드 ETN은 지난 7월20일 이후 전일까지 총 2주 거래됐다.

NH투자증권의 2018년 4월 만기 코스피200 버터플라이(Butterfly) ETN은 3월말 설정된 이후 50주도 거래되지 않았고, 내년 5월 만기 콜 스프레드와 풋스프레드 ETN은 5월부터 각각 누적 거래량 5주와 17주를 나타냈다.

손실제한 ETN은 복잡한 구조 때문에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이 일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을 일정 수준으로 확정해준다. 예컨대 코스피200지수가 발행 증권사가 기준으로 삼은 가격 구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만기 최소 상환금액에 웃돈을 얹어 주는 형태다.

하지만 상품 자체가 콜·풋을 비롯해 콜스프레드, 풋스프레드, 버터플라이, 콘도르(Condor) 등의 옵션 전략으로 구성돼 있어 ETN 투자자인 일반 개인이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수익률 역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는 어렵다.

ETN 상품 대부분이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풋 옵션 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상품이 절반이기 때문이다. 전체 상품 20개 중 9개가 이 같은 상품이다.

즉, 올해 들어 코스피와 200지수가 강세를 이어오면서 풋옵션 관련 상품은 별다른 수익을 내기 어려웠단 얘기다.

삼성증권의 만기 1년 풋스프레드 ETN은 첫 상장일인 6월 7일 8천770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8천50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NH투자증권의 손실제한 ETN도 면을 구겼다. 이 증권사의 만기 1년 풋스프레드 ETN은 상장일 9천885원에 거래된 이후 내리막을 걸어 전일 9천730원에, 버터플라이 ETN은 9천320원에 상장된 이후 현재 9천35원까지 밀렸다. 또 콘도르 ETN도 9천755원에서 9천215원으로 하락한 상태다.

그밖에 미래에셋대우의 풋 스프레드 ETN, 한국투자증권의 콘도르 ETN 등도 모두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 증권사 상품 관계자는 "ETN의 구조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원유' 등 기초 자산과 변동성, 수익률이 눈에 띄게 보이는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