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중 저점을 앞두고 달러화가 발길을 돌리면서 시장의 숏포지션은 한차례 조정을 받았다.

원화 강세를 기대하는 심리는 여전하지만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과 저점 결제수요에 하단이 탄탄해진 상태다.

달러화가 연저점에 근접한 만큼 시장참가자들의 숏플레이가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 모멘텀이 필요하다.

우선은 물량이다. 주식자금이나 네고물량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도 물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연저점 부근의 숏플레이는 레벨 부담이 작지 않다.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가 전일 조정을 받았다.

이날 장중 코스피가 다시 상승세를 재개하거나,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늘어난다면 달러 매도가 유입될 수 있다.

원화 펀더멘털은 좋은 경제 성적표를 계속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7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22억1천만 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9월에 상품수지가 150억1천만 달러로 역대 1위 수준을 보인 영향이 컸다.

반도체 시장이 호조를 보인 데다 글로벌 교역 회복세도 이어져 수출이 전년 같은 달 대비 25.5% 늘었다. 수입도 에너지류 단가상승과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요가 지속되면서 20.5% 증가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3% 서프라이즈에 이어 경상수지 흑자 서프라이즈는 원화 강세 기대를 키울 수 있는 변수다.

서울환시에서 역외 투자자의 달러 매도가 이를 빌미로 유입될지가 관건이다.

미국 세제개편안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점은 달러 약세 요인이 될 수 있다.

미 하원 공화당은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0%로 내리고 과세구간을 축소한 내용으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전일 보도됐던 제롬 파월 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사의 차기 연준의장 지명은 예상대로 발표됐다. 일정 부분 선반영된 재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 순방을 앞두고 전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 2대가 우리나라에서 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북한 매체가 비난에 나서면서 신경전이 일어날 조짐이 일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미제 호전광들은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주말을 앞두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외환당국 개입 경계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도 원화 펀더멘털 개선과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른 연저점 하락은 불가피할 수 있다.

이에 서울 외환시장은 1,110원대에서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면서 눈치 보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2.80/1,113.2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14.40원) 대비 1.3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12.50원, 고점은 1,113.60원이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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