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올해 3·4분기 실적에서 새로운 해외리스크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원가율과 매수 의향자에 대한 동향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3일 연합인포맥스의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를 보면 대우건설은 올해 3·4분기에 1천1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이 3조980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3.67%를 기록했다. 전분기 영업이익률(7.89%)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우건설이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지난해 4·4분기(7천314억원 적자)를 제외하면 작년 1분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 대우건설은 작년 4분기에 '수주산업회계 투명성 제고 방안'에 따라 중동의 원가율을 대폭 조정하는 등 대규모 부실을 처리하는 '빅배스'를 단행했다.

이후 순항하던 대우건설 실적을 또다시 해외공사 원가율이 발목을 잡았다.

카타르 고속도로 프로젝트가 단교 사태로 공기(공사 기간)가 지연되고 자재비가 오른 영향을 받았다. 물류비 증가와 함께 간접비와 원가 상승분이 1천450억원 나왔다.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시운전 시행과정에서 예상되는 건설지체상금(LD) 230억원도 출현했다.

이로써 지난 분기 해외부문 원가율은 전분기보다 31.0%포인트 오른 126.8%로 분석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부문 매출총이익률이 4.2%였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서 마이너스(-) 4.5%로 내려앉았다.





카타르 고속도로와 모로코 사피 발전소는 대우건설이 지난 2014년에 수주했다. 작년 빅배스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두 프로젝트는 대우건설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는 핵심 프로젝트로 꼽히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비용이 투입된 해외현장은 도급금액 1조1천억원(카타르), 2조원(모로코)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 현재 2천억~4천억원의 계약 잔고가 남은 점이 부담이다"며 "3년 주기로 반복됐던 과거 빅배스 추이를 고려하면 중기적 과점에서 해외부문 원가율의 안정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에 새로운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에도 불확실성이 확대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타르는 작년에도 800억원의 추가원가가 반영된 프로젝트로 단교 영향만으로 해석하기에 무리가 있다"며 "작년 해외에서 큰 폭의 충당금을 반영했지만, 3개 분기 만에 추가비용 폭이 컸다는 점은 새로운 리스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외비용이 대부분 마무리 국면에 진입한 건설사들과 달리 다시 리스크가 불거져 손익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며 "매각이슈가 본격화되면 거론되는 매수 의향자에 따라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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