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UBS는 비트코인 선물 상품의 등장을 두고 튤립 버블이 붕괴됐을 때를 연상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2일(미국시간) CNBC에 따르면 UBS의 폴 도너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 상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하자 1600년대에 튤립 버블이 터지기 직전에도 이와 유사한 상품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튤립 버블 붕괴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투자 광풍에 휩싸여 천정부지로 치솟던 튤립 가격은 1637년 폭락했는데 시장이 붕괴하기 직전 해인 1636년 튤립 시장에 선물 계약이 등장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1636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튤립 시장에 현금으로 결제하는 선물 거래가 나타났다"며 "이후 가격은 치솟았고 1637년 2월 버블이 터졌다"고 말했다.

도너번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CME의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에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CNBC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견해를 밝혔다.

도너번 이코노미스트는 "실제 상품을 건네지 않고도 거래를 한다는 발상은 당시 동시대인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며 "트레이더들은 칼리지라 부르는 선술집에서 만나 거래했다"고 말했다.

칼리지가 오늘날 가상화폐 거래소의 역할을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UBS는 비트코인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온 대표주자 중 하나다. UBS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비트코인에 투기적 거품이 있다고 경고하며 실제 통화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열풍은 튤립 광풍과 자주 비교되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통화를 '사기'로 지칭하며 튤립 버블보다 심각한 것으로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다만,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7,000달러를 넘어서며 7,300달러까지 높아졌다. 올해 초 1,00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은 약 10개월 만에 7배 이상 치솟았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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