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와 미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0.60원 하락한 1,113.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 7월27일 1,112.80원 이후 석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달러화는 장초반 1,112.00원으로 내린 후 1,111.10원까지 저점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9월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1위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달러 매도가 유입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에 비둘기파 인물로 꼽히는 제롬 파월 현 연준이사가 지명되면서 달러 약세도 이어졌다.

그러나 달러화는 1,111원선에서 저점 결제수요와 외환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부담에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6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08.00~1,117.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말에 발표될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와 더불어 연중저점에 대한 레벨 부담이 크다고 딜러들은 언급했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원화 강세 속도가 과도한 감이 있다"며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고용지표보다 연저점 레벨 부담이 더 크다"며 "달러-엔 환율도 114엔 위에서 움직이고, 위안화 환율 움직임도 강보합이라 연저점을 바로 뚫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좁은 레인지에서 거래가 부진했던 만큼 연저점 하향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전저점에 가까워지면서 결제수요가 지속적으로 나왔고, 미국 고용지표 경계도 조금 반영됐다"며 "월초여서 특별히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을 급하게 내놓지 않아 수급상 결제우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가 막판에 상승 전환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순매도를 기록해 달러화를 지지했다"며 "미국 고용지표 결과가 어떨지 봐야하지만 레인지 장세를 벗어나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전거래일보다 2.40원 내린 1,112.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개장초 숏플레이에 1,111원대로 하락폭을 키웠다.

미 차기 연준의장에 제롬 파월 현 연준이사가 지명되고, 미국 세제개편안도 시장 기대에 못미치면서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원화 펀더멘털도 좋았다.

개장전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는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한은은 9월 경상수지 흑자가 122억1천만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IT호황과 글로벌 교역 회복 등에 수출입이 개선되면서 상품수지 흑자폭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 컸다.

전반적으로 위험선호심리가 우세했으나 달러화는 1,111원선에서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

주말을 앞두고 연저점 부근에서 숏포지션을 구축하는 부담이 크게 반영됐다.

코스피가 장초반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도에 나서 달러화 하단을 떠받쳤다. 장후반에는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달러화 1,111원선에서 레귤러(R) 비드가 포진해 있어 외환당국 개입 경계도 강했다.

실제로 당국이 개입에 나서지 않더라도 R비드에 따른 레벨 부담이 커졌다.

이에 달러화는 1,111.00원에 저점을, 1114.0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12.7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45억7천3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0.46% 오른 2,557.97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476억원 어치, 코스닥에서 87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4.00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77.19원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666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8.23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8.06원, 고점은 168.44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16억4천9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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