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김경림 기자 = 중국당국이 지난해 해외 자산운용사들의 사모펀드 시장 진출 규제를 완화해주면서 국내 운용사들도 앞다퉈 진출을 준비 중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논란으로 그간 악화됐던 한·중 관계가 최근 해빙무드를 맞은 것도 관련 사업 인가가 속도를 내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중국 텐진(天津)에 100% 출자한 사모펀드운용사 `한화투자관리(천진) 유한공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중국 당국에 '외자독자회사(WFOE: Wholly Foreign Owned Enterprises)' 설립을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 사모펀드 운용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중국당국으로부터 법인 자격을 주는 'WFOE'를 먼저 받고, 중국 자산관리협회(AMAC)에 사모펀드관리기관(PFM) 등록을 해야 한다.

한화운용은 조만간 WFOE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승인이 나오는 대로 PFM 등록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천만달러(약 112억원)를 투자했으며, PFM 등록이 완료되면 사모펀드를 설정하고 중국 자산가들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된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아직 WFOE 승인을 받지는 못했지만,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되고 있어 조만간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시장은 당장 수익을 낸다기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진출하는 것으로, 승인을 받은 후 한국 펀드를 중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지 등 추후 중국당국과 세부적인 부분은 좀 더 협의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도 중국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중국당국에 WFOE를 신청했고, 국내 금융위원회 신고절차도 마무리 단계에 있어 이르면 연내 운용사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필요한 접수는 이미 마친 상황으로, 국내외 절차 모두 마무리 단계"라며 "빠르면 연내에도 운용사 설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도 중국 사모펀드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이미 상해에 법인이 있어 따로 WFOE를 신청할 필요는 없다.

PFM 등록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가시화된 것은 없다는 게 미래에셋운용 관계자의 설명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6월 중국 펀드시장 개방 정책을 내놓으면서 외국자본이 단독법인 형태로 사모펀드 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전에는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에서 사업하기 위해서는 합작회사를 설립해야만 했다. 합작회사는 중국 기업들이 전체 지분의 과반을 가져간다.

하지만 100% 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되면서 피델리티와 맨그룹 등 글로벌 운용사들도 앞다퉈 중국 사모펀드 시장에 진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고액자산가도 많고, 시장 규모도 커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여전히 폐쇄적인 곳"이라며 "중국정부가 작년에 규제를 완화해 줬으니 국내 운용사들도 장기적 관점에서 일단 진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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