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라밸은 워크(work)와 라이프(life), 밸런스(balance)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원래는 서구에서 사용된 용어로 일과 가정의 균형상태를 이른다.

워라밸은 최근 사생활을 중시하는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들은 조직보다 개인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칼퇴근과 퇴준(퇴직준비) 등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새로 펴낸 저서 '트렌드코리아 2018'에서 내년 한국 사회를 관통할 소비 추세의 하나로 워라밸을 꼽았다.

김 교수는 대학을 갓 졸업한 1998~1992년생 직장인들이 내년 워라밸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내다보면서 이들이 소비시장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말 다음 해의 소비트렌드를 예측해 왔다.

작년에는 소비키워드로 '욜로'를 예측해 맞혔고, 유행상품으로는 리뉴얼과자와 인터넷 전문은행, 인형뽑기 등을 적중시켰다.

그가 워라밸과 더불어 핵심 키워드로 지목한 것은 '왝더독(wag the dog)'이다. 직역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들다'로 주객이 뒤바뀐 모습이다.

왝더독은 보통 주식시장에서 선물거래가 현물시장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때 사용된다. 최근 사은품이 본 상품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대중매체보다, 카드뉴스가 TV뉴스보다 더 인기를 끄는 등의 현상이 이에 포함된다.

이 외에 김 교수는 일상에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小確幸)', 도심 속 휴식공간 '나만의 케렌시아', 기능적 대인관계인 '대안관계', 심리적 안정을 주는 '플라시보 소비',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인 '가심비' 등 키워드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소비트렌드 뒤에 '자존감' 회복을 소망하는 바가 전제돼 있다고 봤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젊은이들이 현실에서 즉각적인 행복을 주는 소비 행태를 좇는다는 것이다. (산업증권부 이민재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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