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일부 증권사들이 수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내년 채권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에 앞서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에 실탄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높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1천900억원 발행에 3천300억원의 기관 자금이 몰려 1.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금리는 3년 만기 회사채 개별 민평 금리 대비 15bp(1bp=0.01%)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최근 발행된 회사채들이 평균보다 10bp 정도 언더였다는 점을 볼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은 아니었다.

신한금융투자는 3년여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내년 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서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 회사채는 크게 인기 있는 대상은 아니나 신한금투의 경우 신한지주의 100% 자회사라 안정성이 높은 점이 긍정적"이라며 "타사대비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우발부채 문제도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그간 증권사의 회사채 발행은 많지 않았다. 업황의 부침이 심하고 물량이 많지 않아 다른 회사채와 비교 가능성이 작다는 점도 투자자 유인을 저해하는 요인이었다.

최근 상황은 다소 바뀌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들어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국고채 금리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을 때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신한금투를 비롯해 여러 증권사가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며 자금조달에 나섰다.

지난 7월 대신증권은 2년 만에 1천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달 키움증권도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회사채 자금조달을 추진했다. 키움증권은 그간 회사채보다 만기가 짧고 이자가 적은 전자단기사채나 전환사채(CB) 등의 단기물로 운영자금을 조달해왔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그러나 이번엔 3년 만기 1천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단기차입금을 중장기차입금으로 차환하기 위한 시도였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전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증권사들이 속속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며 "내년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를 대비해 올해 미리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들은 초대형 IB 설립으로 업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중대형급 증권사들이 자금조달 다각화와 영업 확대를 위한 실탄 마련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여러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자금 조달처 다변화에 나섰다"며 "신용등급 AA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대한 발행시장 환경이 아직 우호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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