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퇴임을 앞둔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금융위험을 경고한 작심 발언에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게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저우 행장은 전날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경제 전반에 더 느슨한 통화정책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가 중국의 금융시스템을 취약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좋은 시절에는) 모든 산업계와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빠른 성장을 추구하고 (인민은행에) 느슨한 통화공급을 요구한다"라며 그러나 차입 활동이 늘어나고 신용 공급이 증가해 시장 참가자들이 현 상황을 과도하게 낙관하기 시작하면 "자산 버블이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이는 기업과 지방정부의 과도한 레버리지를 계속 억제하겠다는 당국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SCMP는 저우 행장의 이번 글은 지난달 끝난 제19차 당 대회의 공식 정책 설명서에 포함됐다며 이는 그의 시각이 당 최고지도부 내 합의된 사안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칭다오 대학의 이 시엔롱 경제학 교수는 중국 고위급 관료가 이같이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중국 통화정책은 "지방정부의 투자촉진을 위한 볼모였다"라며 "지방정부의 성과를 국내총생산(GDP)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이러한 방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대증권자산관리의 쉬 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방정부는 수십 년간 GDP 경쟁에서 매우 공격적인 참가자들이었다며 이는 물가와 성장세를 안정시키려는 인민은행에 상당한 압박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중국 당국은 앞으로 수치화된 GDP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겠다며 앞으로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당장 이러한 기조가 지방정부의 성과에 반영될지는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 정부가 신용 확대를 통한 성장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ING의 아이리스 팡 중화권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저우 행장의 이번 발언은 인민은행이 금융 디레버리지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은행 간 시장의 유동성은 더욱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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