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2,600선으로 역대 최고치를 내다보던 코스피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가파르게 오른 코스피를 한숨 쉬게 한 요인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거론되는데, 특히 최근 현물 매도세가 강한 국가·지자체, 즉 우정사업본부가 주범으로 지목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오후 2시 현재 6.77포인트(0.27%) 내린 2,542.64를 기록했다.

장중 2,600선을 넘보던 코스피는 이틀 연속 내려 2,540선대로 내려왔다.

올해 가파르게 오른 것에 비하면 최근 조정은 자연스럽지만, 최근 기관 매도세가 거세 본격적인 조정 장세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조정에는 장기투자기관인 보험과 연기금이 아닌 올해 들어 7조 원 가까이 매도한 국가·지자체가 있다.

국가·지자체는 사실상 우정사업본부를 말한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매일 1천~2천억 원을 내다 팔고 있다.

전일과 이날 기관 매도세의 중심에는 우정사업본부가 있다.

이날 역시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 기관투자자가 400억 원가량을 순매도하는데, 국가·지자체는 1천313억 원을 순수하게 내다 팔았다.

전문가들은 우본의 거래를 두고 기관의 차익실현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거래세를 면제받고 올해 초 차익거래시장에 컴백한 우본은 중립적인 포지션에서 시장 유동성 역할만 하고 있지 시장 방향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우본은 프로그램 차익거래 시장에서 전 거래일에 92.0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번 달 차익거래 점유율은 90%로, 지난달 대비 8%포인트 확대했다. 외국인은 8.3% 정도의 점유율로, 사실상 현·선물 가격 차로 거래하는 차익거래 시장은 우본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차익거래 플레이어들은 코스피200을 바스켓으로 사서 선물을 털면서 수익을 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게 됐고, 우본은 이런 방식과 비슷하게 ETF를 사고 선물을 파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ETF를 사면 나중에 주식으로 받게 되는데, 순자산가치와 시장과의 괴리에 따라 이 과정에서 1~2틱의 수익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본은 ETF로 받은 주식을 현물로 팔지만, 현물을 팔면서 결국 ETF를 산다. 시장에서는 ETF 매수 규모가 잡히지 않아 우본은 그냥 주식을 파는 주체로만 인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가 판다고 해서 차익실현이라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우본은 거래세 면제라는 혜택을 받은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말이 다가오면 차익거래를 하는 플레이어들은 연말 배당을 노리고 호흡을 좀 길게 가져갔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상황이 녹록지 않아 초단기로 접근하고 있다.

배당 '큰 손'인 삼성전자 등이 중간배당에 나서면서 연말 배당 규모가 줄었고, 올해 코스피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배당수익률도 떨어져 차익거래 플레이어들에게 배당은 큰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본을 비롯한 차익거래 플레이어들은 여전히 0.15%의 괴리율에도 매매하는 '똑딱'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우본을 비롯한 선물거래 플레이어들의 포지션은 중립이라는 게 중요하다"며 "과거에는 연중에 똑딱똑딱 하다가 연말 배당을 노리고 똑~딱~으로 호흡을 길게 가져갔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재미가 없어지면서 똑 들어가서 딱으로 바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