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연기금들이 위탁운용으로 채권과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연기금 투자풀에 들어가 운용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낫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기획재정부의 '연기금 운용분석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채권 투자시 투자풀과 위탁을 비교했을 경우 투자풀 하위펀드들이 0.0233% 정도 우월한 성과를 보였다.

주식 역시 투자풀과 위탁을 비교했을 경우 투자풀 하위펀드들이 0.2440%의 수익률 우위를 기록했다.

운용보수를 책정하는 데 있어 위탁운용과 투자풀에서 차이가 있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채권 위탁운용의 운용보수를 운용자산의 10bp로 책정하고 있다면 투자풀에는 최대 12.33bp의 운용보수가 가능하다. 주식 역시 위탁운용의 운용보수를 운용자산의 20bp로 정했다면 투자풀은 최대 24.4bp까지 책정할 수 있다.

한 연기금의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위탁운용보다 여러 연기금의 자금을 묶어 운용하는 투자풀이 운용보수를 더 높게 줄 수 있는 구조적인 차이에서 발생한 결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채권과 주식의 투자풀과 위탁만을 성과 비교했을 때는 투자풀 방식이 우월하고, 이는 위탁운용에서 연기금 투자풀로 전환과 운용보수 책정에 고려할 만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우수한 수익률을 올리는 투자풀로 전환 역시 각 연기금이 고려해봐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우리보다 연기금이 발달한 호주 연기금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본 결과 연기금 규모가 최소 50억~100억 호주달러(4조3천억~8조5천억원)은 돼야 직접운용 방식이 정당화된다.

보고서는 "연기금 내의 기업문화와 이사진 구성, 역량이 충분해야 연기금 직접운용 관련 인력과 조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데, 자금 규모는 최소 4조3천억원으로 나타났다"며 "역량이 부족할 경우 직접운용은 고려 대상조차 아니다"고 강조했다.

소규모 연기금 외에 자산규모가 비대해진 연기금 역시 규모의 비경제를 줄일 방안으로 투자풀이 제안됐다.

보고서는 "연기금 규모가 비대해질 경우 시장 내에서의 거래, 유동성 제약으로 운용성과를 내는 데 있어 추가적인 애로사항이 따르며 이는 저조한 성과로 이어진다"며 "전문성을 갖춘 운용 인력풀이 확대됨에 따라 운용인력의 분업, 전문화 및 경쟁 구조 도입이 용이해진 만큼 복수의 운용주체를 통해 경쟁토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소형과 중형 기금들을 모은 투자풀에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한 문제"라며 "통합펀드와 하위펀드 수준에서 특정 펀드에 과도한 자금 배정보다는 적정 규모 수준의 펀드를 동시에 복수로 관리, 경쟁을 통한 성과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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