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1위 담배업체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출시한다.

시장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가 늦었던 KT&G가 '전자담배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업체들은 각각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와 '글로(glo)'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반면 KT&G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 릴의 전용담배인 '핏(Fiit)' 제조원가가 일반 담배에 비해서 높은 데다 그동안 투자비용에 대한 감가상각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G는 오는 20일부터 서울 지역 GS25 편의점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과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핏'을 정식 판매한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불을 붙여 태우지 않고 연초를 고열로 쪄서 수증기로 흡입하는 형태의 담배다. 소비자는 '릴'에 '핏'을 끼워 넣은 뒤 흡입하면 된다.

KT&G는 릴을 한 손에 잡히는 크기와 90그램(g)의 가벼운 무게로 만들었다. 1회당 4분 20초 동안 사용 가능하며, 충전 완료 시 약 20회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충전 시간은 2시간이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선 릴 출시로 KT&G가 국내 담배시장에서 '경쟁력 약화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앞서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6월 5일 국내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전용담배인 '히츠(HEETS)'를 출시했다. BAT코리아도 지난 8월 13일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와 전용담배인 '던힐 네오스틱(Dunhill Neostiks)'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필립모리스가 지난 9월 기준 아이코스 점유율 2.5%를 기록하는 등 시장 반응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때문에 그동안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가 늦은 KT&G가 국내 시장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 등 경쟁사가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주도하면서 KT&G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며 "릴 출시를 기점으로 이 같은 우려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KT&G가 강점을 지닌 유통망과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KT&G의 '릴'은 가격경쟁력이 있고 연속 흡연문제를 해결했다"며 "이에 따라 최근 경쟁사의 '전자담배 소비확산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게 됐다. 실적 훼손 우려감도 해소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릴 출시 이후 KT&G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한다.

릴의 전용담배인 핏 제조원가가 일반 담배보다 높은 데다 릴 투자비용에 대한 감가상각비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 상무도 전날 열린 '릴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핏 제조원가가 일반 담배보다 비싸다"고 설명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아이코스의 시장 선점효과를 고려하면 릴의 출시효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며 "감가상각비, 마케팅비용 등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T&G '릴'. KT&G 제공>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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