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정유업계가 정제마진 상승기조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실적부진에서 벗어났으나, 최근 가파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자칫 호실적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7.5달러 수준이다. 지난 3분기 정유사들의 호실적을 이끈 8.3달러보다 다소 낮은 모습이다.

올 3분기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정유사들은 깜짝 실적을 냈다. 미국의 허리케인 하비 등의 영향으로 공급이 감소한 가운데 정제마진이 향상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26% 늘었다. 에쓰오일은 같은 기간 금융시장의 예상치를 넘어 전년 동기대비 4배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정제마진에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전일 배럴당 62.39달러로 연중 고점을 달성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기간 연장에 대한 기대와 미국 원유재고 감소, 중국 원유 수입량 증가 등에 따른 결과다.

윤성노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폭이 정유제품 가격 상승폭을 상회하면서 정제마진이 하락했다"며 "등·경유의 마진 하락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OPEC과 비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러시아, 우즈베크, 카자흐스탄 등은 회담을 통해 감산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은 하비 영향에서 벗어나고 유가 상승과 저가 석유제품 매력 하향으로 인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손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경기회복 및 동절기 진입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호조가 받쳐줄 수 있다"며 "감당 안 되는 유가 상승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정기보수 등의 영향으로 정제마진의 하방경직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정유사 가동률이 90% 가까이 오르고 앞으로 2~3년간 정제설비 증설이 제한됨에 따라 추가 공급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하절기 단기적으로 급등한 이후 조정단계에 진입했다"면서도 "정기보수 등에 따른 공급 감소로 정제마진이 연말까지는 양호한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