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북한 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방한이 이뤄진 만큼 증시를 둘러싼 우려와 기대도 컸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방한 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며 그간 소외 업종에 관심이 몰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일부 업종에서는 다시 트럼프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번 주 0.2% 소폭 하락했다. 지난주 2,560 부근까지 쉼 없이 오르던 지수가 다소 숨 고르기에 돌입했다.

트럼프 방한 전 한 달 여간 국내 증시는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긴 추석 연휴가 지나고 4분기에 접어들며 코스피는 2,560선까지 랠리를 나타냈다.

최근의 랠리를 이끈 것은 IT주였다.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대규모 주주 환원책이 발표되며 지난달 IT 업종은 6% 가까이 올랐다.

이러한 가운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촉발된 중국과의 긴장 상태가 완화 조짐을 보인 것도 긍정적인 신호였다.

이에 그간 소외됐던 업종에 매기가 몰리는 순환매 장세가 연출됐다. 10월 화학업종과 서비스업종은 각각 5%, 9% 이상 뛰었다. 화학업종 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 관련주는 32%, 25%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연출하며 그동안 소외됐던 소재·산업재에도 훈풍이 불었다. 특히 비금속광물업종은 9% 이상 올랐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몰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국내 증시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5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본격적인 아시아 순방이 시작되면서 주요국 증시가 속도 조절에 돌입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 상승 속도가 펀더멘털을 앞섰다는 부담감이 다소 존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순방 기간 조정으로 가격 부담이 다소 해소된 측면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부담 요인은 확대될 여지가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만성적인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으로 자동차와 철강을 꼽아왔다. 이에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섹터도 자동차 관련 업종이었다.

사드 충격을 딛고 반등의 기미를 보이던 운수장비업종 주가는 이번 주에만 1.5% 이상 내렸다. 철강업종도 1.8% 하락했다.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무역 적자국인 중국 순방 중에 무역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반사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의 타격이 클 것이며, 자동차 업계에 대한 부담 수위도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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