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금융투자업계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DGB금융에 대해 대체로 박한 평가를 했다. 당장 규모의 경제 효과보다는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DGB금융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들도 등장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해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 등 이 증권사의 자회사도 같이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격은 4천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DGB금융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했을 때 이익 영향은 현시점에서 미미한 반면에 실제 인수합병(M&A)에 따른 실익에 대해선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가격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DGB금융의 이익 창출 능력 대비로는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중 적자를 기록한 것과 작년 자기자본수익률(ROE)이 0.2%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따른 주가 영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하이투자증권을 활용하는 수익모델 정립과 더불어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통해 이를 증명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DGB금융에 대한 목표주가를 1만3천원에서 1만1천500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조정했다.

단기적으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투자의견과 목표가 하향 조정의 주된 근거였다.

은경완 연구원은 "증권사 인수를 통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과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 은행 영업기간 확대 등은 긍정적이지만 하이투자증권의 취약한 수익구조와 타사 대비 높은 우발채무 등이 부담이다"고 설명했다.

KB증권도 DGB금융 목표주가를 1만4천원에서 1만2천500원으로 낮췄다. 하이투자증권의 최근 부진한 경영실적과 낮은 수익성을 고려할 때 이번 인수가 DGB금융 주주가치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효과와 일부 비이자이익 감소를 반영해 향후 1년 동안의 경상 ROE를 기존 8.8%에서 8.0%로 하향 조정한다"며 DGB금융 목표주가를 1만4천원으로 종전보다 13% 낮췄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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