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금리스와프(IRS) 시장이 개설된 지 11년이 지났지만, 중국 투자자들의 '군중심리(Herd Mentality)'와 그에 따른 투기 수요에 시장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금리 스와프 계약은 투자자나 채권 발행사의 금리 변동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1990년대 이후 널리 사용되는 파생상품 중 하나다.

이는 이자 지급 조건을 일정 기간 교환하는 계약으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를 교환하는 계약이 대표적이다.

채권 투자자는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변동금리를 수령하는 계약을 통해 금리 상승 위험을 헤지할 수 있고, 반대의 계약을 통해서는 금리 하락 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오를 때 투자자들은 '스와프 매입 포지션'을 통해 추가 손실을 방어하게 되며 이 때 스와프 금리는 오르게 된다.

스와프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를수록 국채 금리와의 수익률 차이인 스와프 스프레드는 더 많이 확대되며 스와프 스프레드의 확대는 통상 채권시장에서 약세장과 동반한다.

하지만 WSJ은 중국에서는 이러한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벤치마크인 5년 만기 금리 스와프는 현재 3.97%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5년 만기 중국 국채 금리인 3.89%보다 단지 0.08% 높은 수준이다.

해당 스프레드는 2016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최근 두 달 사이 스와프 스프레드는 0.27%에서 0.08%까지 축소됐다. 이는 채권 금리가 스와프 금리보다 훨씬 더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중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가격은 3년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중국 당국이 레버리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매도에도 스와프 스프레드는 축소됐다.

사모펀드 ZYR 인베스트먼트의 션 위안 특별고문은 "보통 채권시장에 매도세가 나타나면 헤징 수요로 인해 채권 금리보다 스와프 금리가 더 빠르게 올라 스와프 스프레드가 확대돼야 한다"라며 따라서 스프레드가 축소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06년에 금리스와프 시장을 개설했으며 이는 중국 당국의 금리 자유화 조치의 일환이었다.

그러나 상하이 소재 한 중견 뮤추얼펀드의 채권 담당 헤드는 "11년이 지났지만, 이 시장에는 위험을 헤지하려는 수요가 거의 없으며 모두 투기 수요뿐이다"라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금리스와프 시장이 헤지 수단이 되지 못하는 것은 중국의 시장 참가자들이 다양하지 못하고, 유동성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군중심리와 그에 따른 투기로 시장이 움직인다는 점에서 파생상품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신증권의 장 민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말해 중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위험에 대한 인식과 헤지에 대한 욕구가 매우 낮다"라며 "군중심리가 만연하고, 시장은 양방향 어디로든 과도하게 치솟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채선물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헤지보다는 투기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ZYR인베스트먼트의 션 고문은 "채권선물 시장은 종종 현물시장의 도움 없이도 나 홀로 치솟는 경우가 있다"라며 "그런 비정상적 환경에서 어떻게 우리가 헤지에 나설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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