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주류업체 무학이 유동자금을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상품에 대거 투자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무학의 투자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상품 투자결과의 변동성이 큰 탓이다.

일부에서는 무학이 금융상품에 투자하느라 정작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유형자산 투자 등을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학의 단기금융자산은 2012년 67억원에서 2014년과 2015년에는 0원이었다가 지난해 174억원, 올해 상반기 1천426억원으로 급증했다.

장기금융자산은 2012년 400만원, 2013년 1천171억원, 2014년 2천600억원, 2015년 2천684억원, 지난해 2천850억원, 올 상반기 2천75억원이다.

단·장기 금융자산이 2012년 67억원에서 올 상반기 3천501억원으로 급증한 셈이다. 대략 4년 동안 단·장기 금융자산 규모가 5천125.4% 늘었다.

무학은 주로 ELS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ELS에 2천583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3천5억원을 투자했다. ELS 수익률은 주식가격이나 주가지수와 연계해 결정하는 금융상품이다.

시장에서는 무학의 금융상품 투자가 자칫 금융시장 급변에 따른 변동성 확대 등을 이유로 다소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과 올 상반기 무학의 ELS 평가손익을 비교해보면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무학은 ELS에 3천5억원을 투자해 345억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올해 국내외 증시가 꾸준하게 상승한 덕분이다.

그러나 지난 2015년 무학은 ELS에 2천882억원을 투자해 338억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당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대량 발행됐다가 중국 증시 폭락으로 'ELS 대란'이 발생한 탓이다.

이 때문에 국내외 증시 상황에 따라 무학의 ELS 평가손익이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무학이 금융상품에 투자하느라 본연의 업무를 위한 유형자산 투자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 본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무학은 최근 ELS 투자를 늘리고 있다. 무학의 ELS 투자규모는 2012년 980억원, 2013년 1천425억원, 2014년 2천450억원, 2015년 2천882억원, 지난해 2천583억원, 올 상반기 3천5억원이다.

반면 무학의 유형자산 투자규모는 2012년 568억원, 2013년 339억원, 2014년 410억원, 2015년 373억원, 지난해 288억원, 올 상반기 63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학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무학은 유형자산 투자보다 ELS 투자를 더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2분기 무학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 감소했다.

이 같은 금융상품 투자에 대해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은 지난 7일 경남 창원시 무학 창원1공장 본사에서 열린 '고객과 함께하는 최고경영자(CEO)와 대화의 장'에서 "투자·융자 심의위원회를 거쳐 금융기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투자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도 지수 상승 등으로 상반기 이상의 운용수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최재호 회장은 무학 지분 49.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 무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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