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과 물가간의 관계가 약화되는 현상이 선진국과 우리나라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에 영향을 준 경기적 요인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휴생산능력이 상존해 있으나 향후 해소 내지 마이너스폭이 정체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17년 11월)에서 성장과 물가간의 관계를 약화시킨 구조적 요인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향후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유휴생산능력이 해소될 경우 물가 오름세를 제약했던 경기 요인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성장과 물가 관계 악화의 경기적 요인은 유휴생산능력이 여전히 남아있어 수요측면의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성장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 약 4~7분기의 파급시차가 소요돼 성장세 확대가 물가에 충분히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점, 주요 선진국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진 정도에 비해 임금 하락이 충분치 않아 최근 임금상승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 점 등이 거론됐다.

구조적 요인은 노동시장 구조변화, 세계화에 따른 기업간 경쟁심화, 인플레이션 기대 약화 등을 꼽았다.

이에 한은은 "앞으로 주요국과 우리나라 성장세 지속여부, 유휴생산능력 해소속도 및 이에 따른 물가 흐름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분석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우리나라 실물경제에서 유휴생산능력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갭은 지난 2012년 이후 마이너스폭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권용준 정책협력팀장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설명회에서 "기술혁신이 마무리되고, 효율적인 설비가 도입되는 등 가동률이 올라가면 제조업평균 가동률갭이 줄어드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유휴생산능력이 축소되면 GDP갭 플러스 전환과 같이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전자부품(디스플레이), 통신장비(스마트폰)는 생산능력 확충에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신제품 주기가 짧아 산업 특성상 일정 수준의 유휴생산능력 보유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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