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내년 전국 집값이 평균 0.5% 떨어질 것으로 진단됐다. 대출규제 속에 금리가 올라 수요가 위축되지만, 공급은 늘어나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9일 '2018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평균 0.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집값 상승세가 4·4분기부터 둔화하더니 내년에는 방향성을 바꾼다고 예상했다. 전셋값도 0.5%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인허가 물량 전망은 40만호로 제시했다. 분양 승인은 25만호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출규제에 금리인상까지 예고돼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건산연은 판단했다.

주택 구매자의 주택가격 대비 대출액 비중(LTV)이 2014년 이후 증가 추세인 만큼, 금융규제를 강화하면 일부 신규 진입 수요층이 제약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작년 수도권 대출자 중 LTV 50% 이상 비중은 30%, 지방은 20.5%를 나타냈다. 정부는 올해 6·1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의 LTV를 10%포인트 낮췄고 8·2 대책을 통해서는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등을 지정해 이 비율을 더 떨어뜨렸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국내외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한국은행까지 인상에 동참하는 점도 집값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건산연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6개월 후에 1.69%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이근영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지금은 연구 당시보다 금리 수준이 낮아 내년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이보다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은 수요와 반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아파트 준공물량은 40만호를 넘어 1990년대 이후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로 인해 전셋값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전셋값과 매매가격은 동조화(커플링)하는 게 과거 패턴이었다.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화는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준공이 많거나 심리가 취약한 곳은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떨어지는 역전세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수도권에서도 서울과 외곽지역의 온도 차이가 생길 수 있는데 서울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안전자산 인식이 강화하는 영향이다"며 "기타지방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나타나고 토지, 단독주택은 강세를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과 울산 등 지역경제가 어려운 지역의 주택 경기는 더욱 나빠지고 있다"며 "지방 시장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청약위축지역 정책 등 국지적 지원 정책 개발 및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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