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세제개편안 단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과 달러화도 미국의 세제개편안 시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기대에 상승했다.

주요 외신들은 상원 공화당이 법인세율 인하 법안 시행을 1년 미룰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일부 법안의 세부 내용이 하원 공화당의 세제안과 다른 부분이 있어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세제개편안 변화에 따라 미국의 통화정책도 변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세제개편안에 따른 영향을 통화정책 전망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아직 세제개편안의 윤곽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미 경제방송인 CNBC에 출연해 세제개편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의회 예산국은 하원 공화당이 제시한 세제개편안은 미국의 적자를 기존 예상보다 큰 규모인 3천억 달러 확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0년 동안 적자는 17억 달러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1만 명 증가한 23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3만 명이었다.

지난 10월 28일로 끝난 주의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22만9천 명에서 변화가 없었다.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1천250명 감소한 23만1천250명을 보였다. 이는 197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2년 반이 넘는 기간에 30만 명을 하회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오래 30만 명을 밑돈 것이다.

지난 10월 28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 수는 1만7천 명 증가한 19만1천 명을 나타냈다.

지난 9월 미국 도매재고가 전문가들의 예상에 부합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9월 도매재고가 전달대비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도 0.3% 상승이었다.

9월 도매판매는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

9월 재고대 판매율은 1.27개월로, 일 년 전의 1.32개월에서 내렸다.

유로화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유로존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2.2%로 상향한 영향으로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7% 반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세제개편안 단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1.42포인트(0.43%) 하락한 23,461.9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76포인트(0.38%) 내린 2,584.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07포인트(0.58%) 낮은 6,750.0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림세를 이어갔다.

세제개편안 단행 지연 우려에 기술주까지 내림세를 보이며 전반적인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S&P 500 지수는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세제개편안 등에 대한 기대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1% 급등세를 보였다.

전일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9천억 달러를 넘어선 애플의 주가는 0.2% 하락했다. 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도 각각 0.6%와 1.0% 떨어졌다. 오라클과 페이스북의 주가도 2.6%와 0.1% 내렸다.

기술업종은 세금 삭감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이날 주가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기술주는 올해 37% 상승세를 보이며 업종별 기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업종 중 하나였다.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주가는 올해 3분기 매출 실망에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다 11%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메이시스는 3분기 매출이 52억8천1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팩트셋 예상치는 53억700만 달러였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3센트로, 팩트셋 조사치 19센트를 상회했다.

메이시스는 올해 총 매출이 지난해 대비 3.2~4.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백화점 체인인 콜스의 주가도 부진한 실적에 내림세를 보였지만 0.9% 오름세로 마감했다.

콜스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1억1천700만 달러(주당 70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억4천600만 달러(주당 83센트)보다 줄어든 것이다. 또 전문가 예상치였던 EPS 72센트에도 못 미쳤다.

같은 기간 매출은 43억3천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전문가 예상치와도 일치했다.

올해 3분기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월 초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5.9% 상승이었다.

업종별로는 산업업종이 1.28%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기술과 소재, 금융 등이 내림세를 보였고 에너지와 통신, 유틸리티 등은 상승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지수가 기업 실적 호조 등에 사상 최고 흐름을 보여 일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8.18% 상승한 10.5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미국의 세제개편안 단행 지연 전망 속에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8bp 상승한 2.333%에서 거래됐다.

채권가격은 수익률과 반비례한다.

채권 수익률은 상원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이 법인세 감축을 2019년까지 지연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상승 폭을 축소했다.

이날 장 초반 채권 수익률은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세제개편안 공개를 앞두고 큰 폭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상원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이 지난주 공개된 하원 공화당 세제안과 일부 다른 부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세제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일부 부양책 단행이 지연되는 것은 고용시장 개선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이 제한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세제개편안이 적자를 확대해 결국 새로운 국채 발행이 차질을 빚을 것도 우려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한 2.2%로 제시한 것도 채권 수익률 상승에 일조했다. 내년 성장률은 2.1%로 제시됐다.

기존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7%, 내년 1.8%였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소식이 전해진 이후 유로존 국채를 매도해 국채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연준 수뇌부 교체 과정도 시장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재닛 옐런 현 연준 의장 후임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지명했으며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도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 재무부는 150억 달러어치의 30년 만기 국채를 연 2.801%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23배를 보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1.8%,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은 6.4%를 나타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미국의 세제개편안 시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3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80엔보다 0.43엔(0.38%)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64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98달러보다 0.0043달러(0.37%)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0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1.98엔보다 0.03엔(0.02%) 상승했다.

달러화는 장 초반 상원 세제안 공개를 앞둔 경계로 내림세를 나타낸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주요 외신들은 미 상원의 세제개편안이 법인세 감축을 2019년까지 지연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외에도 세제안의 일부 구체적인 내용이 변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화 하락을 부추겼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외환 전략가들은 "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세제개편안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

실리콘밸리 은행의 민 트랭 선임 외환 트레이더는 "내일 재향 군인의 날 연휴에도 시장이 열리면서 이번 주 시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이다"며 "유럽연합(EU) 성장률 기대치가 상향된 것도 주목을 받았고 이는 유로화 강세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네랄(SG)은 "유로화 랠리가 당분간 주춤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유로존 무역 흑자와 유로화 구매력이 저평가된 점, 그리고 유로 경제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점 등을 거론하며 "(장기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UBS는 유로-달러 환율이 내년 말까지 1.2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미국 경제 회복세가 다른 지역보다 두드러지지 않는다며 유로존 성장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는 "실질 구매력에서 달러가 10~15% 고평가돼있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유로화는 여전히 싸다"라고 평가했다.

UBS는 또 "시장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정상화를 소화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기대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6센트(0.6%) 상승한 57.1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이달 말 회동에서 감산 합의가 연장될 수 있다는 기대로 올랐다.

OPEC 회원국은 이달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해 올해 초부터 시작한 감산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앞으로 추가 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NBD 뱅크는 "원유 시장은 OPEC의 감산 합의가 내년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30일 진행되는 회담에서 내년 3월까지 예정된 감산 합의가 추가로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10월 OPEC의 생산량은 전달 대비 9만 배럴 감소한 하루 3천257만 배럴을 기록했다.

ICICI 뱅크의 애쉬레이 오리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시장은 강한 세계 수요와 산유국의 높은 합의 이행률 등으로 수급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지역 정치적 불안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사우디 외교부 소식통은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에게 가능한 한 빨리 나올 것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상당히 잘 반영하고 있고, 최근 유가 상승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가 펀더멘털이 지지하는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도 유가 하락 재료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하루 생산량은 950만 배럴을 기록했으며, 하루 수출량은 200만 배럴을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공개되는 미국의 원유채굴 장비수가 어떻게 변화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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