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이 매력적인 금리를 제시하면서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5억 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3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금리는 연 4.475%로 원화 한산 시 실제 금리는 3.939%까지 낮아진다.

흥국생명이 발행했던 사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 국내에서 발행했던 후순위채(150억 원)와 신종자본증권(350억 원) 금리가 4.779%와 4.933%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양호한 조건에서 자본조달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자본확충으로 올해 상반기 162.2%였던 흥국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0%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흥국생명에 앞서 지난 7월 교보생명도 5억 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수요예측에서 54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이처럼 대형사에 이어 중소형 보험사도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에서 자본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보험금지급능력평가 'Baa1', 후순위 자본증권 등급 ''Baa3'를 받았다.

높지 않은 등급에도 해외투자자들은 국내 보험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이다. 은행보다 규제 수준은 낮으면서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교해 국내 발행시장은 좁은 투자자 풀로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등을 대거 발행하면서 매력도가 떨어졌다. 올해에만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2조 원가량의 자금을 국내에서 충당했다.

또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자본조달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발행에 성공하면서 자본조달 루트를 해외로 다변화하려는 보험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을 받기 위해 논의하는 보험사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 풀이 국내보다 넓어 발행사 입장에서는 더 유리한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