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동안 숨죽이던 재개발·재건축 부동산 투자심리가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부활했다. 도시정비사업 관련 물건에 투자자가 몰리며 낙찰가율 기록 갱신이 예상됐다.

10일 지지옥션의 경매동향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서울의 주거시설 경매는 265건 진행됐다. 이 중 110건이 낙찰됐고 평균 낙찰가율은 97.6%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3.3%포인트 상승하면서 2008년 6월(100.5%)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과 함께 급감했던 낙찰가율이 회복됐다. 평균 응찰자 수도 5.4로 8월에 4.0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올랐다.





도시정비사업 관련 물건이 낙찰가율을 끌어올렸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있는 다세대 주택 지하 1층 41㎡가 경매에 나왔는데 35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전월에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물건이다. 결국, 감정가의 154%인 1억6천209만원에 낙찰됐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9월까지 서울에서 이보다 경쟁이 치열한 물건이 있었지만, 낙찰가율은 108%를 넘지 못했다. 고강도 규제를 담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속에서 채무 불이행으로 나온 조합원 자격이 투자심리를 유인했다.

새 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해 업무·상업시설과 토지 등에 대한 풍선효과는 없었다.

10월 서울 업무·상업시설의 낙찰가율은 68.8%에 그쳤다. 전월보다 19.9%포인트나 내렸다. 수도권의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은 65.9%로 전국 평균(66.6%)에 못 미쳤다. 서울 토지 낙찰가율은 8월 이후 50~60%대에 머물고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은평구의 다세대 주택 물건은 대조1구역 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 조합원 물건으로 조합원 자격을 얻고자 응찰자들이 많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대책 이후 업무상업시설로 풍선효과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아쉬운 데이터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거래 감소와 함께 부동산 경기가 주춤해지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이 선임연구원은 "가격지표인 평균 낙찰가율은 수도권 주거시설 및 지방 토지 선전으로 인해 아직은 고점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 2년간 고경쟁·고낙찰가가 유지되면서 이에 익숙해진 일부 낙찰자들이 공격적으로 입찰하고 있다"며 "낙찰률, 경쟁률 지표가 본격적인 하락세를 보이는데 이런 부분이 체감되면 자연스럽게 낙찰가율도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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