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바라보는 신용평가사들의 시각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신용평가 시장의 양대산맥 격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평가가 완전히 엇갈려 눈길을 끈다.

무디스는 13일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결정과 관련, 지주의 자회사인 DGB대구은행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8일 현대미포조선으로부터 4천500억원에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DGB금융지주는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무디스는 이에 따라 지주회사의 차입금이 확대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주력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자원이 지주회사의 차입금 상환을 지원하게 될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증권사 인수로 지주의 연결기준 재무구조 및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검토 결과 지주의 자본 요구와 지주 내 자본의 대체 가능성이 대구은행의 자본을 약화한다고 판단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P의 DGB금융에 대한 평가는 무디스와 완전히 달랐다.

S&P는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지분 인수가 자회사인 대구은행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DGB금융의 충분한 자본여력과 그룹사 대비 하이투자증권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 고려됐다. 그러면서 DGB금융의 그룹 신용도가 앞으로 12~18개월간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S&P는 DGB금융그룹과 대구은행의 위험조정자본비율이 7.0%를 지속적으로 상회해 현재 신용등급에 상응하는 충분한 자본여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DGB금융이 공격적으로 비은행 금융사업을 확장할 경우엔 자본적정성에 압박을 가해 위험조정자본비율이 7%를 밑돌 수 있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도 하향 압력을 받을 수는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DGB금융으로 피인수되는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평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9일 하이투자증권의 장기 및 단기신용등급을 상향검토 등급감시(credit watch)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DGB금융이 인수를 결의함에 따라 앞으로 외부로부터의 자금 지원 등이 강화될 것이란 점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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