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3%대의 깜작 성장을 이루겠지만, 경기회복을 낙관하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장기 문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업종별로는 철강과 전자가 호조를 보이겠지만, 건설과 석유화학, 자동차의 업황 전망도 불투명하거나 부진할 것으로 추정했다.

◇ 경기 회복세 불구 하방 리스크 여전

한경연은 13일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8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한경연은 올해 3분기 수출과 설비투자 확대로 한국 경제가 깜작 성장을 이루면서 경제성장률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우리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와의 온도차가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한미 FTA 개정, 가계부채 등 장기적인 문제가 여전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논의를 앞두고 있어 기업 환경도 예측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외부적 요인의 의존도가 높고 하방 리스크도 여전하다"며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제의 잠재성장력 제고와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고려한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경제전망을 통해 국내 경제는 4분기 이후 경기상승 흐름이 다소 약해져 내년에는 2%대 중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도 증가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소비가 투자둔화를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봤다.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세계 경제는 내년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올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말 이후 투자가 세계 경제를 이끌어왔으나 주요 국가들의 고용 확대 여지가 낮아 경기회복 흐름을 소비가 받아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철강·전자 호조, 조선·유통 불투명, 건설·석유화학·자동차 둔화

한경연은 내년 상반기 주요 산업의 업황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철강과 전자를 제외한 조선, 유통, 건설, 석유화학, 자동차 등의 업황 전망도 불투명하거나 부진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주력산업의 업종을 2강, 2중, 3약으로 전망했다. 철강과 전자가 호조를 보이겠지만, 조선과 유통은 불투명하고 건설과 석유화학, 자동차 등은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철강업은 세계 철강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공급 조절이 계속되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전자업종은 올해 호황이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업은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고가 지난 2015년 말 대비 44.1% 감소해 내년 3분기까지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통업은 가계 구매력 개선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신규점포 확대 차질과 복합쇼핑몰 월 2회 휴무 가능성, 납품업체 인건비 분담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지목됐다.

특히, 건설업은 분양가상한제와 8·2 대책에 따른 양도세 강화 등으로 업황 부진이 예상됐다. 주택시장은 분양물량과 매매물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석유화학산업은 북미 천연가스 설비가 신규로 가동되면서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수급 불균형에 따른 업황 전망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됐다.

아울러 자동차산업도 중국시장에서의 부진과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하락 등으로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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