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초대형 투자은행(IB) 1호 증권사로서 금융 시장의 '돈맥경화'를 뚫고 모험 자본 공급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0년까지 발행 어음 조달 규모를 8조원 규모로 늘리겠다고도 전했다.

유 사장은 13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은행이 커버하지 못했거나 수요를 맞추지 못한 기업들이 금리가 더 높은 것을 감수하고도 증권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금융이 핏줄의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어딘가 막힌 부분이 있다는 얘기로, '돈맥경화' 현상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 등이 회사채에 투자하는 대상은 AA-, 개인이 요구하는 금리 수준은 A-인데 이 때문에 A0나 A+의 회사채에서 공백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빈틈을 발행 어음을 통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1호 증권사로서 발행 어음을 공급할 충분한 기업 수요를 확보했다고 본다"며 "기존의 한국형 IB 틀을 벗어나서 적극적으로 위험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분야에 자금 공급을 하고 흐름이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말까지는 발행 어음의 말잔을 1조원으로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4조원, 3년차에는 6조원, 4년차에는 8조원 이상까지 조달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날 열린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에 단기금융업을 인가했다.

이에 한투증권은 업계 최초로 초대형 IB로서 자기자본의 200% 규모로 발행 어음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한투증권은 1년 6개월 내로 발행 어음의 50%를 기업금융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비상장주식(Pre-IPO), 저신용등급 및 회생 기업 등 벤처·중소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유 사장은 "A등급 이하의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하고 회생 가능성이 큰 구조조정 기업을 선별해 공격적인 대출과 투자를 집행할 수도 있다"며 "또 증권사 본연의 기업금융 역량을 통해 인수·합병(M&A) 등 기업 간의 사업 재편 및 국내 유망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한투증권은 현재 12명인 종합금융투자실의 인원을 20명까지 늘려 초대형 IB에 걸맞게 조직을 확장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초대형 IB는 자금 조달의 경쟁이 아니라 좋은 투자 대상을 찾아올 수 있는 운용의 경쟁이 될 것"이라며 "자금 공급의 선순환을 통해 성장을 유도해나가는 혁신 기업의 마중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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